이미지
더원서울안과 김석환 원장
녹내장은 시신경이 점진적으로 손상되면서 시야가 좁아지는 만성 안질환으로, 한 번 손상된 시신경은 회복이 어려워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다. 국내에서도 40세 이상 성인에서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초기 자각증상이 거의 없어 ‘조용한 시력 도둑’이라고 불린다. 조기 발견 여부가 예후를 가장 크게 좌우하는 질환이다.

녹내장의 가장 큰 위험 요인은 안압 상승이다. 안압이 높아지면 시신경이 지속적으로 압박을 받아 신경섬유가 손상되는데, 이 과정이 매우 서서히 진행돼 환자가 이상을 느끼기 어렵다. 그러나 모든 녹내장이 높은 안압에서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며, 정상 안압에서도 시신경이 약한 경우 ‘정상안압녹내장’이 발생할 수 있어 정기적인 안과 검진이 필수적이다.

녹내장은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지만, 진행되면 주변 시야가 어두워지거나 시야 결손이 생기고, 말기에는 중심시야만 남아 일상생활에 큰 제약이 생긴다. 급성으로 안압이 급격히 상승하는 ‘급성 폐쇄각 녹내장’의 경우에는 극심한 두통, 눈 통증, 구토, 시야 흐림 등이 동반되며 즉각적인 응급치료가 필요하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시야검사, 안압 측정, 시신경 단층촬영(OCT), 시신경 유두 검사 등 다양한 정밀 검사가 이루어진다. 이들 검사로 시신경 손상 여부와 진행 속도를 평가하며, 조기 단계에서 발견할수록 시력 보존 가능성이 크게 높아진다.

녹내장의 치료는 시신경 손상을 늦추고 안압을 낮추는 데 중점을 둔다. 가장 기본적인 치료법은 안압 하강 점안제로, 환자의 상태에 따라 한 가지 혹은 여러 종류를 병용한다. 약물치료로 충분한 조절이 어렵다면 레이저 치료나 수술적 치료가 시행된다.

대표적인 수술로는 섬유주절제술, 레이저 홍채 절개술, 그리고 최근 많이 시행되는 MIGS(미세침습녹내장수술) 등이 있다. MIGS는 조직 손상이 적고 회복 속도가 빠른 장점이 있어 초기·중기 환자에게 적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예방과 관리 측면에서는 혈압과 혈류 조절, 규칙적인 운동, 금연 등이 도움이 되며, 무엇보다 정기적인 안과 검진이 중요하다. 특히 40세 이후, 고혈압·당뇨병 등 전신질환을 가진 경우, 가족 중 녹내장 환자가 있는 경우에는 정기 검진 주기를 더 짧게 유지해야 한다.

녹내장은 통증이나 뚜렷한 시력 저하 없이도 시신경 손상이 조용히 진행되기 때문에 환자 스스로 이상을 느끼는 시점이면 이미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 안압과 시신경 상태를 종합적으로 확인하는 정밀 검진만이 조기 발견을 가능하게 하며, 정기 검진이 곧 시력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