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병원 소화기내과 김순선 교수 연구팀이 장내 미생물인 Bacteroides eggerthii(박테로이데스 에게르티)가 대사이상지방간질환(MASLD)을 직접 개선하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MASLD는 비만과 대사 이상으로 생기는 대표적 만성 간질환이다. 장내 미생물이 질환 발생과 진행에 관여한다는 연구가 이어지고 있지만, 특정 균이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한 근거는 충분하지 않았다.
연구팀은 건강인과 MASLD 환자의 장내 미생물을 비교해 환자에서 감소하는 균을 확인했고, 그중 Bacteroides eggerthii가 질환과 밀접하게 연관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후 서양식 식단으로 지방간을 유발한 동물 모델에 해당 균을 투여해 효과를 검증했다.
그 결과, 체중 증가와 간 비대가 억제되고, 간의 지방축적·염증·섬유화가 모두 개선됐다. 연구팀은 “이 균이 과활성된 지방대사 유전자를 정상 범위로 조절해 장–간 대사 신호를 회복시키며, 지방 축적을 줄이는 대사물질 HICA(2-Hydroxyisocaproate)를 증가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했다.
이번 연구는 Bacteroides eggerthii가 MASLD의 병태생리를 조절할 수 있는 새로운 프로바이오틱스 후보 균주임을 확인하고, 지방 축적 억제에 관여하는 핵심 대사체 HICA의 기능을 규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김순선 교수는 “장과 간의 신호를 조절하는 미생물을 활용해 새로운 치료 전략을 마련할 수 있음을 보여준 연구”라며 “MASLD의 예방과 치료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해당 연구는 Clinical & Molecular Hepatology 10월호에 ‘Bacteroides eggerthii Ameliorates MASLD through Host–Microbe Signaling…’이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연구에는 김순선 교수와 은정우 교수가 교신저자로, 최지이·윤문경 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