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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의정갈등 기간, 고립감과 사회적 비난으로 휴학한 의대생들의 우울감이 높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충북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주가원 교수 연구팀은 의정 갈등 당시 휴학한 의대생들의 정신 건강 상태를 알아보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2024년 8월 12일부터 23일까지 휴학 또는 수업 거부 중인 의대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분석한 것이다.

해당 설문조사에는 의대생 203명이 참여했으며 우울증은 PHQ-9(자가 검진 평가 도구), 스트레스는 BEPSI-K(한국판 스트레스 척도 평가 도구)로 측정됐다.

분석 결과, 전체 의대생의 PHQ-9 평균 점수는 9점으로 ‘가벼운 우울증’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스트레스 점수는 15점 만점에 12.44점으로 높았다. 하루 평균 SNS 사용 시간은 3.28시간이었다.

특히 의대생 중 42.4%(86명)는 PHQ-9 점수 10점 이상인 ‘우울증(Depressed)’군으로 분류됐다. 이는 기존 한국 의대생 대상 연구에서 나타난 9~15%보다 최대 4배가 넘는 수치다.


우울증군으로 분류된 의대생들은 스트레스 점수가 2.99점으로 비우울증군(1.92점)보다 높았으며 SNS 사용 시간도 평균 3.79시간으로 길었다(비우울증군 2.90시간). SNS 사용 시간이 길수록 우울 위험은 1.6배 증가했다. 반면 운동 빈도와 시간은 우울증군이 비우울증군보다 적었다.

휴학으로 인한 고립감에 ‘환자를 버렸다’는 사회적 비난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또 사회적 지지를 얻기 위해 SNS를 사용했지만 오히려 부정적인 여론에 더 많이 노출돼 불안과 우울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장기화된 휴학은 낙담으로 이어졌을 수 있으며, 이는 재정적 불안정, 졸업에 대한 불확실성, 미래 진로에 대한 불안과 같은 현실적인 걱정들로 인해 더욱 가중됐다”며 “사회적, 심리적 고립은 정신 건강에 악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개입이 필요하며 신체 활동을 늘리고 SNS 사용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BMC Public Health’에 최근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