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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과가 좋더라도 변비를 해결하려고 돌체라떼를 반복적으로 섭취하는 건 장 건강에 좋지 않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달콤한 연유, 우유, 에스프레소가 들어가는 돌체라떼는 일부에서 ‘마시면 바로 화장실로 향하게 하는 음료’로 통한다. 이에 ‘관장라떼’라는 별명도 있다. 실제로 돌체라떼를 마신 직후 배변이 촉진된다는 후기가 적지 않다. 장 건강에는 괜찮은 걸까?

돌체라떼를 마신 뒤 갑작스럽게 배가 아프거나 설사가 나는 이유는 대부분 유당불내증과 관련이 있다. 한국인 약 70%가 가지고 있는 유당불내증은 우유 속 유당 소화 능력이 부족한 상태를 말한다. 이는 소장에서 유당을 분해하는 효소(락타아제)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소화되지 않은 유당이 대장까지 내려가면 발효 과정에서 가스가 생기고 장 운동이 과도하게 촉진돼 배가 아프거나 묽은 변을 보게 된다.

특히 돌체라떼에 들어가는 연유는 농축시킨 우유로, 일반 우유보다 유당 함량이 훨씬 높다. 일반 우유 200mL에 11g의 유당이 들어있다면 같은 양의 연유엔 35g이 들어 있어, 유당불내증이 있는 사람은 더 빠르고 강하게 복통과 설사가 생길 수밖에 없다.


효과가 좋더라도 변비를 해결하려고 돌체라떼를 반복적으로 섭취하는 건 장 건강을 망칠 수 있다. 인위적으로 대변을 배출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배변 습관이 망가지거나 장내 세균총의 균형이 깨질 수 있다. 그럼 유익균은 줄고 해로운 세균이 늘어 장 점막에 염증이 생길 위험도 있다. 게다가 커피의 이뇨작용까지 더해지면 체내 수분이 부족해져 오히려 변비가 악화할 수 있다.

가끔씩 돌체라떼로 변비를 완화한다면 따뜻하게 먹는 게 그나마 낫다. 찬 우유를 마시면 다량의 유당이 단기간에 장으로 이동해 복통과 설사가 나타나지만, 온도가 높을수록 유당이 뭉쳐있어 소화하는 데 오래 걸린다. 부족한 양의 락타아제로도 분해할 수 있는 정도의 유당만 장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증세가 완만하게 나타날 수 있다.

변비가 있다면 무엇보다 식습관과 생활습관 개선이 우선이다. 과일, 채소, 잡곡, 해조류 등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품은 수분을 흡수해 대변을 부드럽게 만들고, 대장의 운동을 촉진해 변비를 예방한다. 물도 하루에 1.5L 이상 충분히 마시는 게 좋다. 반면, 감, 고추, 술, 담배, 커피 등은 장 기능을 방해할 수 있어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걷기, 달리기, 수영, 줄넘기 같은 전신 유산소 운동은 장 운동을 활성화시켜 변비를 예방한다. 변의가 느껴질 때 참지 말고, 배변 시간은 10분 이내로 제한하는 게 좋다. 만약 변비가 지속돼 일상에 지장을 줄 정도라면 전문의 상담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