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오의 毛나리자(모발 나려면 이것부터 알자)
머리를 감고 난 뒤 대충 말린 채로 하루를 보내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피곤한 날에는 머리가 젖어 있다는 사실조차 잊고 그대로 잠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두피의 구조를 생각해 보면 이런 습관은 오래갈수록 불편함과 염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두피는 다른 피부보다 피지선이 활발하고, 모발로 덮여 있어 통풍이 잘 되지 않는 환경에 놓여 있습니다. 이런 조건에서 수분이 오래 머물게 되면 곰팡이나 세균이 활동하기 알맞은 온도와 습기가 유지되고, 그 결과 비듬이나 지루피부염 같은 문제들이 훨씬 쉽게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젖은 머리로 잠들면 문제가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수면 중에는 두피가 베개에 밀착되면서 습기가 빠져나갈 통로가 거의 없고, 체온 때문에 온기까지 유지됩니다. 이렇게 따뜻하고 축축하며 밀폐된 구조는 두피에 부담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낮 동안 쌓인 피지와 각질이 씻겨 나간 상태라면 오히려 두피는 보호막이 얇아져 외부 자극에 취약해지는데, 젖은 상태가 오래가면 붉어짐이나 가려움 같은 증상도 더 쉽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머리카락 역시 젖었을 때 더 약한 상태가 됩니다. 물을 머금은 모발은 평소보다 부풀어 오르고 내부 구조가 느슨해지면서 마찰에 훨씬 취약해집니다. 평소라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동작들도 젖은 모발에는 큐티클 손상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베개에 스치는 것만으로도 모발 표면이 거칠어지고 갈라질 가능성이 높아지는 이유입니다. 젖은 상태와 마른 상태를 반복하면서 생기는 손상은 시간이 지나면 탄력 저하, 끊어짐, 머리 말단의 갈라짐으로 나타나고, 이런 변화는 모발 전체의 질감을 떨어뜨립니다.
그렇다고 해서 뜨거운 바람을 강하게 쐬는 방식이 좋은 해결책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과한 열은 모발을 빠르게 건조시키는 대신, 표면 단백질을 변성시키고 큐티클 층을 손상시킵니다. 두피는 뜨거운 바람에 직접 노출될 경우 쉽게 건조해지고 민감해질 수 있어 가려움이나 따가움이 생기기도 합니다. 결국 젖은 상태는 습기의 문제고, 지나친 열은 건조의 문제인 셈입니다. 두피와 모발 모두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이 두 가지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우선 수건으로 머리를 세게 비비기보다 눌러서 물기를 먼저 충분히 빼는 것이 좋습니다. 드라이기를 사용할 때는 두피에서 약간의 거리를 유지해 미지근한 바람으로 먼저 두피 쪽을 건조시키고, 이후 모발까지 천천히 말려 가는 방식이 도움이 됩니다. 겉에 닿는 부분만 따뜻해져도 다 마른 것처럼 느껴지지만, 손가락으로 모발을 들어 뿌리 부분을 만져보면 축축한 경우가 의외로 많습니다. 두피가 완전히 마른 상태인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가능하다면 잠들기 한두 시간 전에 머리를 감아 자연 건조와 드라이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늦은 시간에 감더라도 두피만큼은 반드시 완전히 말리는 것이 두피염과 가려움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진료실에서도 단순히 ‘젖은 머리로 자지 않는 것’만으로 증상이 뚜렷하게 호전되는 사례를 자주 보게 됩니다. 두피는 작은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부위라 생활 습관의 차이가 실제 증상 변화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두피는 모발이 자라는 토양과 같습니다. 토양이 과하게 젖어 있으면 곰팡이가 생기기 쉽듯, 두피도 축축한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문제가 반복됩니다. 오늘 머리를 말릴 때는 모발 끝의 촉감보다 두피 깊숙한 곳의 상태에 더 신경을 써보시길 권합니다. 이 간단한 습관 하나만으로도 두피가 훨씬 편안해지고, 장기적으로는 모발 관리에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 칼럼은 뉴헤어성형외과 김진오 원장의 기고입니다.)
특히 젖은 머리로 잠들면 문제가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수면 중에는 두피가 베개에 밀착되면서 습기가 빠져나갈 통로가 거의 없고, 체온 때문에 온기까지 유지됩니다. 이렇게 따뜻하고 축축하며 밀폐된 구조는 두피에 부담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낮 동안 쌓인 피지와 각질이 씻겨 나간 상태라면 오히려 두피는 보호막이 얇아져 외부 자극에 취약해지는데, 젖은 상태가 오래가면 붉어짐이나 가려움 같은 증상도 더 쉽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머리카락 역시 젖었을 때 더 약한 상태가 됩니다. 물을 머금은 모발은 평소보다 부풀어 오르고 내부 구조가 느슨해지면서 마찰에 훨씬 취약해집니다. 평소라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동작들도 젖은 모발에는 큐티클 손상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베개에 스치는 것만으로도 모발 표면이 거칠어지고 갈라질 가능성이 높아지는 이유입니다. 젖은 상태와 마른 상태를 반복하면서 생기는 손상은 시간이 지나면 탄력 저하, 끊어짐, 머리 말단의 갈라짐으로 나타나고, 이런 변화는 모발 전체의 질감을 떨어뜨립니다.
그렇다고 해서 뜨거운 바람을 강하게 쐬는 방식이 좋은 해결책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과한 열은 모발을 빠르게 건조시키는 대신, 표면 단백질을 변성시키고 큐티클 층을 손상시킵니다. 두피는 뜨거운 바람에 직접 노출될 경우 쉽게 건조해지고 민감해질 수 있어 가려움이나 따가움이 생기기도 합니다. 결국 젖은 상태는 습기의 문제고, 지나친 열은 건조의 문제인 셈입니다. 두피와 모발 모두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이 두 가지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우선 수건으로 머리를 세게 비비기보다 눌러서 물기를 먼저 충분히 빼는 것이 좋습니다. 드라이기를 사용할 때는 두피에서 약간의 거리를 유지해 미지근한 바람으로 먼저 두피 쪽을 건조시키고, 이후 모발까지 천천히 말려 가는 방식이 도움이 됩니다. 겉에 닿는 부분만 따뜻해져도 다 마른 것처럼 느껴지지만, 손가락으로 모발을 들어 뿌리 부분을 만져보면 축축한 경우가 의외로 많습니다. 두피가 완전히 마른 상태인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가능하다면 잠들기 한두 시간 전에 머리를 감아 자연 건조와 드라이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늦은 시간에 감더라도 두피만큼은 반드시 완전히 말리는 것이 두피염과 가려움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진료실에서도 단순히 ‘젖은 머리로 자지 않는 것’만으로 증상이 뚜렷하게 호전되는 사례를 자주 보게 됩니다. 두피는 작은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부위라 생활 습관의 차이가 실제 증상 변화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두피는 모발이 자라는 토양과 같습니다. 토양이 과하게 젖어 있으면 곰팡이가 생기기 쉽듯, 두피도 축축한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문제가 반복됩니다. 오늘 머리를 말릴 때는 모발 끝의 촉감보다 두피 깊숙한 곳의 상태에 더 신경을 써보시길 권합니다. 이 간단한 습관 하나만으로도 두피가 훨씬 편안해지고, 장기적으로는 모발 관리에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 칼럼은 뉴헤어성형외과 김진오 원장의 기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