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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개월 아기에게 생굴을 먹여 장염에 걸리게 한 시어머니를 아동학대로 고소하겠다는 며느리의 사연이 전해졌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18개월 아기에게 생굴을 먹여 장염에 걸리게 한 시어머니를 아동학대로 고소하겠다는 며느리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쓴 A씨는 “(시댁에서) 김장한다고 오라고 했지만, 나는 김치를 안 먹어서 안 가려고 했다”며 “남편이 얼굴만 비추고 오자고 해서 잠깐 들렀다”고 전했다. 문제는 A씨가 아이와 떨어져 김장 일을 돕고 있던 사이 벌어졌다. A씨는 “나한테서 애 때어놓은 동안 아이에게 수육이며 생굴이며 절임 배추까지 다 먹였다”며 “애가 장염에 탈수까지 왔다고 하니 그제야 털어놓더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난리치니까 유난이라고 하고 나를 미친 사람으로 만들었다”며 “아이가 분수토에 물설사만 10번 넘게 했다”고 호소했다.

A씨는 “시댁엔 먼지와 곰팡이가 많아 아이를 데려가는 게 싫었다”며 “그 비위생적인 곳에서 만든 요리랑 생굴을 먹이니까 장염이 안 생기겠냐”고 했다. 그러면서 “애가 얼마나 아픈지 경구수액 먹으면 바로 토해서 수액을 링거로 맞는데 힘이 없어서 제대로 울지도 못한다”고 말했다. 참다못한 A씨는 변호사 상담을 예약했다. 그는 “내가 이상한 거냐”며 “다시 안 볼 생각이긴 한데, 처벌을 받게 해야 문제의식이 그나마 생길 것 같아 법적 대응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18개월 영아에게 생굴을 먹이는 것은 매우 위험할 수 있다. 하정훈 하정훈소아청소년과의원 원장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만 5세 이전 아이에게 회를 먹이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며 “특히 조개류는 감염의 위험이 더 높아 날것이나 초밥 형태로 먹이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굴도 조개류이기 때문에 어린아이에게 생굴을 먹이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영유아는 면역 기능이 미성숙해 세균성‧바이러스성 식중독에 특히 취약하다.

더욱이 생굴은 노로바이러스 감염 위험이 높아 더욱 주의해야 한다. 노로바이러스는 백신과 치료제가 없고, 영유아 환자가 절반을 차지한다. 겨울철 가장 흔한 식중독 원인으로, 출생 후 5세 이전까지 최소 한 번은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도 겨울부터 초봄까지 유행하 며, 개인위생이 취약하고 집단생활을 많이 하는 0~6세 영유아를 중심으로 발생한다. 오염된 물이나 어패류, 특히 차가운 상태로 먹는 굴 등 음식물을 매개로 감염되는 경우가 흔하다.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되면 12~48시간의 잠복기를 거쳐 오심이나 구토, 설사, 복통 등 증상이 나타난다. 이후 2~3일 동안 증상이 지속하다 빠르게 회복된다. 소아는 구토가 흔하고 성인은 설사가 주로 나타난다. 두통, 발열, 오한, 근육통 등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노로바이러스는 영하 20도 이하의 낮은 온도에서도 장기간 생존이 가능해 85도에서 1분 이상 완전히 익혀야 사멸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