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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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정씨는 과거 극단적인 다이어트로 체중 감량과 요요를 반복하다, 결국 ‘좋은 습관’과 이를 지속할 수 있는 ‘삶의 기본기’를 갖추는 것이 다이어트의 핵심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살’이 아닌 ‘삶’을 관리하기 시작했다. ​ / 사진=김서정씨 제공
다이어트는 평생의 숙제다. 헬스조선은 다이어트를 어렵게만 여기는 독자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다이어트에 성공한 우리 주변의 인물들을 만나 비법을 공유하는 코너를 연재한다.(편집자주)

헬스조선에서 직접 만난 ‘이렇게 뺐어요’ 스물일곱 번째 주인공은 웰니스 크리에이터이자 필라테스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김서정(28·서울시 송파구)씨다. 그는 과거 극단적인 다이어트로 체중 감량과 요요를 반복하다, 결국 ‘좋은 습관’과 이를 지속할 수 있는 ‘삶의 기본기’를 갖추는 것이 다이어트의 핵심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살’이 아닌 ‘삶’을 관리하기 시작했다. 체중계 숫자가 아니라 하루의 리듬을, 음식 제한이 아닌 절제를 강조하는 그의 철학은 다이어트의 악순환을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에게 다이어트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김서정씨를 직접 만나 다이어트 비법을 물었다.


-다이어트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대한민국에 사는 여성이라면 대부분 공감하겠지만, 언제부터 내가 다이어트를 시작했는지 명확히 짚을 수 없을 만큼 어린시절부터 모든 일상에 다이어트가 스며들어 있었다. 특히 충격으로 남아있는 기억 몇 가지를 꺼내보자면, 학생 때 교복 치마 아래 검은색 스타킹을 신을 때가 있었는데 기모 스타킹을 신으면 "다리가 너무 짧아 보인다" "부각돼 보인다" 등의 이야기를 많이 들었던 것 같다. 그리고 또 부산 여행을 가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돌아왔는데 가까운 사람이 살이 너무 많이 찐 것 같다며 지방 흡입 시술을 권했다. 객관적으로 생각했을 때 지금까지 성인병으로 이어질 정도의 심각한 비만 상태였던 적은 없지만, 이러한 경험들이 쌓여 1일 1식, 하루 1000kcal 제한 등 극단적인 다이어트를 이어갔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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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일기를 쓰며 흔히 알고 있는 '다이어트 식단'에서 벗어나 '제대로된 식사'를 하기 시작했던 게 다이어트 강박에서 벗어나는 중요한 포인트가 됐다.​/ 사진=김서정씨 제공
-극단적으로 다이어트를 할 때의 모습은? 
다이어트 강박에서 벗어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체중을 매일 재다 보면 그 숫자를 스스로 계속 마주하게 되는데, 진짜 미세한 변화에도 기분이 상하고, 그날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달라지고, 운동을 해야 하는 양이 달라졌다. 이게 점점 심해지면서 안 먹을 때는 닭가슴살이나 고구마, 채소 이런 다이어트에 좋다고 알려진 음식들만 먹고, 그러다 어느 날에는 그동안 먹지 않던 케이크 같은 디저트를 한 번에 대여섯 개씩 먹는 이런 극단적인 다이어트를 이어갔다.


-극단적인 다이어트에서 벗어나게 된 계기가 있다면?
그런데 이러한 일들이 반복되면서 "나 계속 이러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필라테스 강사를 준비하던 시절 수업을 하기 힘들 만큼 케이크를 먹는 모습을 보며 심각한 문제 의식을 느꼈다. '내 일상이 망가졌다'는 생각이 들자, 지금 내가 당장 집중해야 하는 것은 살을 빼는 게 아니라 식습관과 생활 습관을 돌아보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때부터 차근히 나아갔다. 그때부터 내가 왜 이 음식을 먹고 싶어 하는지를 기록하고, 왜 이 음식을 골랐는지, 맛, 기분 등 식사와 관련된 내용을 기록하는 '식사 일기'를 쓰기 시작했는데, 내가 먹는 음식을 관찰 하다 보니 식습관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바로잡을 수 있게 됐다. 흔히 알고 있는 '다이어트 식단'에서 벗어나 '제대로된 식사'를 하기 시작했던 게 다이어트 강박에서 벗어나는 중요한 포인트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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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단 균형을 맞춰 가면 호르몬도 안정화되고 일상이 풍요로워진다. ​ / 사진=김서정씨 제공
-그렇다면 건강한 다이어트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원래 다이어트라는 단어가 생활 방식이나 규칙을 의미하는 그리스어 ‘디아이타(diaita)’에서 왔다고 한다. 그러니까 원래 식사뿐 아니라 전반적인 생활 습관을 가리키던 말인 건데, 저는 오랫동안 다이어트를 '체중을 줄이는 것'이라고만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생활 방식보다는 체중과 외모에 집착하게 되었고, 극단적인 식단과 폭식을 반복하다가 몸과 마음, 일상이 모두 무너지는 경험을 했다. 그런데 지금 제가 생각하는 다이어트는 조금 다르다. 하루의 리듬, 수면, 식사, 움직임, 스트레스까지 포함해서 삶 전체의 균형을 다시 맞추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건강하게 식사를 하고, 꾸준히 움직이고, 충분히 쉬는 것과 같은 습관 기본기가 갖춰지면 시간이 걸려도 몸이 그냥 자연스럽게 반응을 하는 것 같다. 이런 의미를 강조하고자 요즘 다이어트라는 말을 대신해 '살말고 삶'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효과를 본 다이어트 방법을 소개하자면? 
자기 몸을 존중하는 규칙을 만들길 추천한다. 식습관을 예로 들자면, 규칙적인 시간에 식사하고 음식을 먹기 전 음식이 나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이다. 저같은 경우는 아침은 보통 8시 30분에서 9시 30분 사이에, 점심은 12시 30분에서 1시 30분 사이에, 저녁은 대체로 5시에서 7시 30분 사이에 먹는다. 이렇게 규칙을 들여 놓으면 야식도 안 먹게 되고 하루 생활 리듬도 안정된다.


또한, 메뉴를 선택함에 있어 저는 아침에 좋아하는 음식을 먹는 편이다. 먹고 싶은 음식을 적당한 양, 예쁘게 차려 먹으면 음식에 대한 집착이 사라져 폭식을 막을 수 있다. 그리고 다른 식사에서는 그날 부족했던 것을 먹는다. 최근 채소를 덜 먹은 것 같으면 채소 위주로 먹는 식이다. 이렇게 균형을 맞춰 가면 호르몬도 안정화되고 일상이 풍요로워진다. 다만, 간식을 밥처럼 먹지는 않는다. 건강하지 않은 간식으로 배를 채우면 배는 불러도 영양이 부족하니까 몸이 계속 뭔가 충족되지 않고 원하는 상태가 되고 식욕 조절이 어려워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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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정씨는 평소 일상을 가꾸며 건강하게 다이어트하는 것을 강조한다. / 사진=김서정씨 제공
-공유하고 싶은 다이어트 팁이 있다면? 
모닝·나이트 루틴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저 같은 경우에는 아침에는 물 마시면서 호흡하고, 가벼운 스트레칭을 한 뒤 10~15분 정도 요가를 한다. 그리고 햇볕을 쬐면서 짧게 산책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리고 밤에는 숙면을 취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다이어트에 수면 시간과 질이 매우 중요하다. 암막 커튼으로 어두운 분위기를 만들고, 스마트폰 밝기를 낮춘다. 스마트폰을 볼 일이 있으면 잠깐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볼 정도다. 그리고 책을 읽거나 일기를 쓰고, 스트레칭을 하는 등 몸과 마음을 이완하는 시간을 가진다. 이런 루틴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지금 다이어트를 하고 있는 독자들한테 꼭 해주고 싶은 말은?
독자분들 중에는 이제 막 다이어트를 시작해볼까 고민인 분도 계실 거고, 이미 하고 있는 방법을 더 건강하게 바꾸고 싶은 분도 계실 것이다. 어떤 지점에 있든 지금보다 더 아름답고 편안한 몸과 마음으로 지내고 싶다는 마음이 공통적으로 있을 텐데, 그 분들께 하루의 생활 리듬을 먼저 정리해 볼 것을 권장한다.


예를 들어 아침에 일어나 짧더라도 오롯이 스스로에게 집중하는 가져보거나, 가능한 양질의 끼니를 규칙적으로 챙겨보되 한 번에 너무 많이 폭식하지 않는 습관을 들이고, 자기 전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충분히 숨 쉬며 스트레칭하는 것 등이 있다. 이렇게만 바꿔도 몸이 받는 스트레스가 줄어들고, 시간이 지나면서 체중과 몸의 라인이 서서히 바뀐다. 헬스조선 독자님들도 살을 빼기 위해 자기 자신을 더 힘들게 만드는 다이어트가 아니라, 자신을 돌보며 자연스럽게 자기의 베스트 버전이 되는 것을 경험했으면 좋겠다.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