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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프, 부루펜, 맥시부키즈/사진=각사 제공
어린이 해열제 시럽은 겨울철 아이가 열이 날 때 가장 먼저 찾는 약 중 하나다. 부작용이 크지 않은 일반의약품이지만, 성분별 특징과 투여 간격·교차 복용 가능 여부 등을 정확히 모르면 불필요한 과량 투약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공복에 ‘타이레놀·챔프’ 복용… 효과는 ‘부루펜’이 강해
어린이용 해열제 시럽 중 가장 많이 쓰이는 성분은 크게 아세트아미노펜, 이부프로펜, 덱시부프로펜 등 세 가지다. 한국존슨앤드존슨판매 '어린이타이레놀'·동아제약 '챔프'가 대표적인 아세트아미노펜 해열제 시럽이며, 삼일제약 '부루펜'과 한미약품 '맥시부키즈'는 각각 이부프로펜과 덱시부프로펜을 주성분으로 하는 액상 해열제다.

아세트아미노펜은 해열·진통 작용이 있고, 비교적 부작용이 적은 순한 약이다. 위장 부담이 적어 공복에 복용해도 무방하다. 더 어린 아이에게도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부작용이 적은 대신, 부루펜 대비 해열 강도나 감기의 염증을 해결하는 효과는 부족하다.

이부프로펜은 해열·진통뿐 아니라 소염 작용이 있어 감기의 염증을 해결하는 효과가 강하고, 해열 작용도 아세트아미노펜보다 강하다고 알려져 있다. 주로 목감기·기관지염·부비동염 등 염증반응이 열과 함께 찾아올 때 쓴다. 대신 효과가 강한 만큼 콩팥·위장 부담이 조금 더 크다. 공복에 복용해도 되기는 하지만, 구토·속 불편감 등 위장관 부작용 위험이 커질 수 있다.

덱시부프로펜은 이부프로펜 광학이성질체의 일부분으로, 기본적으로는 이부프로펜과 유사하다. 다만, 이부프로펜과 덱시부프로펜 간 효과나 부작용은 개인차가 있다. 편한약국 엄준철 약사(성균관대 약학대학 겸임교수)는 "덱시부프로펜은 이부프로펜보다 부작용이 적고 효과가 더 떨어진다는 후기가 많다"면서도 "어떤 아이의 경우 이부프로펜보다 덱시부프로펜이 더 잘 듣는다고 말하는 보호자도 있다"고 말했다.

◇6시간 간격 두고 먹어야… 교차 복용은 2~4시간
보호자들이 약사들에게 가장 많이 문의하는 부분은 크게 ▲투여 간격 ▲다른 약과 교차 복용 가능 여부 ▲감기약과의 병용 가능 여부 등 세 가지다.


투여 간격의 경우 하나의 해열제를 계속 먹일 때와 성분이 다른 두 개 이상의 해열제를 번갈아 먹일 때가 서로 다르다. 하나의 해열제를 계속 먹인다면 약 6시간 간격을 띄워 복용하는 것이 좋다. 해열제는 4~6시간 동안 체내에서 대사되기 때문에, 이보다 짧은 간격으로 다시 먹이면 혈중 농도가 과도하게 높아져 장기 부작용 위험이 커진다. 보통 6시간은 약효가 떨어지고 혈중 농도가 안전한 수준으로 내려가기 시작하는 시점이다.

서로 다른 해열제를 번갈아 먹일 경우, 약제 당 2~4시간 정도만 간격을 띄워 먹여도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 아세트아미노펜과 이부프로펜은 대사 경로와 작용 기전이 서로 달라, 같은 성분을 반복해서 먹일 때처럼 ‘중첩 과량’이 되지 않는다. 반면 기전이 동일한 이부프로펜과 덱시부프로펜 시럽은 동시에 먹을 경우 약물 과량복용으로 인한 부작용을 경험할 수 있어 두 약을 같이 먹이는 것도 삼가야 한다.

◇감기약 같이 먹인다면 반드시 성분 확인을
해열제 복용 시에는 용량·복용 상황 등 지켜야 할 조건이 있다. 체중에 따라 설명서에 명시된 권장 용량만 먹이는 것이 좋으며, 특히 약제 당 최대 용량은 38℃ 이상의 고열에서 의사의 지시가 있을 때만 먹이는 것이 좋다. 열이 38℃ 이상일 경우 해열제 복용 여부와 상관없이 병원에 가는 것이 바람직하고, 해열제를 복용한 지 2시간이 지나도 열이 37.2℃ 이하로 내려가지 않으면 병원을 찾아 의사의 지시를 따르는 것이 권장된다.

엄준철 약사는 "설명서상 최대 용량으로 하루 4번 먹이는 것이 최대치지만, 의사의 지시가 없는 한 두 약을 교차해 각각 최대로 먹이는 것은 좋지 않다"며 "단지 1~2회 정도 교차로 먹여보는 정도는 부모가 판단해서 열이 안 떨어질 경우 먹여봐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부프로펜 시럽과 덱시부프로펜 시럽의 교차 복용은 일반 소비자들의 경우 무조건 안 된다고 알면 된다"고 말했다.

감기약과 해열제 시럽을 같이 먹일 경우에는 감기약에 들어 있는 성분을 먼저 살펴야 한다. 어린이용 종합감기약에는 소량의 아세트아미노펜이 함유돼 있어 열이 높다면 이부프로펜이나 덱시부프로펜 해열제를 같이 먹여도 된다. 어린이 코·기침감기약의 경우 일반적으로 해열제 성분이 들어 있지 않아 필요 시 해열제를 같이 먹여도 된다. 엄준철 약사는 "동일 성분의 과량 투약과 총량을 계산해야 한다"며 "각 성분의 하루 총 복용량과 투여 간격을 따져보고 복용 여부를 결정하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