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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차·홍차·우롱차 등 카페인이 들어 있는 차는 ‘물 대용’으로 적합하지 않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물을 대신해 차를 즐겨 마시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물맛이 심심하게 느껴지거나 차가 건강에 좋다는 인식 때문인데, 아무 차나 물처럼 마시면 오히려 몸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차마다 성분과 특성이 다르므로 자신의 건강 상태에 맞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녹차·홍차·우롱차, 카페인 과다 섭취 위험
녹차·홍차·우롱차 등 카페인이 들어 있는 차는 ‘물 대용’으로 적합하지 않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자료에 따르면 음료 100mL 기준 카페인 함량은 ▲녹차 25~50mg ▲홍차 20~60mg ▲우롱차 20~60mg이다. 커피보다는 적지만, 갈증이 날 때마다 물처럼 마시면 성인 하루 권고량인 400mg을 넘기기 쉽다.

카페인을 과하게 섭취하면 속쓰림, 불안, 가슴 두근거림, 수면 장애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2019년 한국식품영양학회지에 발표된 연구에서도 매일 카페인을 300mg 이상 과다 섭취할 경우 위가 자극돼 위장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된 바 있다. 또한, 많은 양의 카페인을 장기간 과다 섭취할 경우 카페인 중독으로 인해 맥박이 불규칙해지고, 안면 홍조, 잦은 소변, 근육 경련 등과 같은 증상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간 안 좋다면 ‘헛개나무차’ 주의
간 질환이 있거나 간 수치가 높은 사람은 헛개나무차를 습관적으로 마시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헛개나무에 들어 있는 암페롭신, 호베니틴스 등 일부 성분은 알코올성 간 손상 회복을 돕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간 기능이 저하된 상태에서 고농축으로 섭취하면 오히려 간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전문의들은 이런 현상이 약물이나 건강기능식품 때문에 간이 손상되는 ‘약인성 간 손상’의 일종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모든 사람이 그런 건 아니지만, 헛개나무차의 특정 성분에 과민한 성향을 가지고 있는 경우 자주 마시면 간 기능이 더 떨어질 수 있다. 실제 서울아산병원 연구팀이 15년간 급성 독성간염 관련 급성간부전으로 간 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들을 분석한 결과, 헛개나무가 주요 원인 중 하나로 확인되기도 했다. 간이 이미 안 좋거나 간 수치가 높은 사람이라면 위험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헛개나무차는 피하는 것이 안전하다.

◇물 대용으로는 보리차·현미차가 무난
물 맛이 밍밍해 차를 찾는다면 보리차나 현미차처럼 카페인이 없고 부담이 적은 차가 좋다. 두 차는 식이섬유가 풍부해 장 운동을 돕고, 배변 습관이 좋지 않은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차를 만들어 둘 때는 충분히 식힌 뒤 유리병이나 스테인리스 보틀에 넣어 보관해야 한다. 실온에서 오래 두면 세균이 번식할 수 있어 3일 이내에 마시는 것이 안전하다. 차에서 상한 냄새가 나면 바로 버리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