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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내용과 무관한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가정용 구급상자에는 혹시 모를 위급한 상황에 대비해 상비약과 반창고 등을 갖춰놓는다. 필요한 약들을 잘 구비하면 늦은 시간이라 병원에 가기 어렵거나 병원까지 가지 않아도 될 만큼 증상이 경미할 때 요긴할 때 쓸 수 있다. 가정에 꼭 마련해둬야 할 상비약들을 알아본다.

◇진통제 두 종류… 소화제·제산제·지사제도 필요
가정용 구급상자에 필요한 제품은 크게 ▲감기·해열·진통제 ▲소화기계통 약 ▲피부질환 약 ▲상처 치료제 ▲근육·관절통 약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제형에 따라서는 먹는 약과 바르고 붙이는 약 등으로 구분한다.

해열·진통제는 ‘아세트아미노펜’과 ‘이부프로펜’ 두 가지를 구비하는 것이 좋다. 아세트아미노펜은 비교적 가벼운 감기나 약한 두통, 발열 증상이 있을 때 사용하면 된다. 약 성분이 상대적으로 순하고 부작용이 적은 것이 특징이다. 이부브로펜 같은 진통소염제는 심한 감기·몸살·치통 등 염증을 동반한 증상이 있을 때 더 강한 효과를 볼 수 있다.

소화기계 약은 소화제·제산제·지사제 세 종류가 기본적이다. 속이 더부룩하거나 답답할 때는 소화제, 속이 쓰리다면 액상 제형의 제산제를 복용해야 한다. 자극적인 음식을 잘못 먹어 설사를 하는 경우에는 지사제를 먹도록 한다.

피부에 알레르기나 두드러기가 생겼을 때 쓸 수 있는 약은 ‘세티리진’과 ‘펙소페나딘’이 있다. 둘 모두 항히스타민제로, 피부 가려움이나 알레르기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편한약국 엄준철 약사(성균관대 약학대학 교수)는 “둘 중 하나만 있어도 웬만한 피부 관련 응급 상황은 원만하게 대처할 수 있다”며 “전통적으로 세티리진을 많이 쓰지만, 요즘에는 부작용이 적은 장점 때문에 펙소페나딘도 판매가 잦다”고 말했다.


◇빨간약 대신 ‘투명 약’ 사용
상처와 근육·관절통 증상을 대비한 제품도 갖춰두는 것이 좋다. 우선, 화상이나 찰과상을 입었을 때는 소독약이 필요하다. 과거에는 이른바 ‘빨간약’으로 불리는 ‘포비돈요오드액’이나 투명한 과산화수소를 많이 사용했지만, 최근에는 ‘벤잘코늄염화물’과 ‘클로르페니라민말레산염’ 등이 포함된 맑고 투명한 소독약을 많이 사용한다. 과산화수소수는 의약외품으로 소독력은 뛰어나지만 상처 재생을 막기도 하는데, 요즘 사용하는 소독약은 세포 재생을 막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상처 부위를 소독하고 나면 ‘퓨시드산나트륨’이나 ‘센텔라이사이티카 추출물’이 포함된 불투명한 제형의 상처 연고를 발라주면 된다. 이후 상처 크기에 따라 거즈나 밴드 등으로 덮어주면 된다. 습윤밴드를 사용하면 연고를 바르는 과정을 건너뛰고 소독 후 붙이기만 해도 돼 비교적 간편하다.

고령자가 있는 가정이라면 근육·관절통 관련 제품도 준비해두는 것이 좋다. 일반적인 파스 제품을 증상 부위에 붙이면 되는데, 근육통이 너무 심하다면 이부브로펜 계열의 소염진통제를 먹는 것도 염증과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이부브로펜은 감기 증상에도 두루 사용할 수 있다.

◇소비기한 주기적으로 확인 필요
물론 상비약은 하루 정도 임시방편으로 증상을 처치하기 위한 제품일 뿐이다. 병세가 심하다면 다음날 꼭 병원에 가야 한다. 특히 아이들의 경우 가능한 빨리 소아과에 간다는 전제하에 상비약을 사용해야 한다. 상비약들은 대부분 2세 이상부터 쓸 수 있다. 영아에게는 사용하지 않도록 한다.

상비약 소비 기한은 2년으로 생각하면 된다. 엄준철 약사는 “2만~3만원이면 기본적인 상비약을 구매하기 충분하다”며 “보통 2년 내에 소진하는 경우가 많지만, 시간이 지나면 약의 기한이 지나지는 않았는지 한 번씩 확인해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