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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고비, 마운자로/사진=각사 제공
환자 특성에 따라 위고비·마운자로 등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비만치료제의 효과가 달라진다는 분석이 나왔다.

20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데이터 분석 회사 '엔퍼런스' 소속 벤키 사운드라라잔 박사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비만 치료제마다 효과가 높은 환자 비율이 다르고, 위고비와 마운자로에 각각 더 크게 반응하는 환자군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당뇨병 여부와 관계없이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약물을 한 가지씩만 투여한 13만5000명 이상 환자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분석에는 1400만건의 의사 소견서와 1500만여건의 임상 데이터가 쓰였다.

분석 결과, 약 12.5%가 약물에 크게 반응해 치료 시작 후 1년 동안 체중의 15% 이상을 감량한 환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35%는 중간 수준의 반응을 보였고, 투여 첫해에 5%~15% 수준의 체중을 감량했다. 47%는 체중의 5% 미만을 감량하는 데 그쳤고, 나머지 5%는 약 5%의 체중을 감량했으나 투여 후 1년 내에 체중이 다시 증가했다.

다만, 체중 감량이 5% 미만이었던 환자 비율은 제품별로 달랐다.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가 23~28%로 가장 낮았고,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당뇨병 치료제 '위고비'·'오젬픽'은 30~43%였다. 1일 1회 주사제인 일라이 릴리의 '트루리시티'와 노보 노디스크의 '삭센다'는 이 비율이 46~63%로, 주 1회 주사제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이는 신약의 효능이 조금씩 개선되면서 환자들의 체중 감량 효과가 조금씩 높아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연구진은 체중 감량 효과가 높은 환자들의 약 1300가지의 기저질환 존재 여부도 분석했다. 분석 결과, 치료 전 무릎 통증·골관절염 등 관절 기능에는 이상이 없지만 근육 경직처럼 근육 기능에 문제가 있었던 환자는 마운자로를 사용했을 때 체중 감량 효과가 높은 경향을 보였다. 위고비의 경우 좌골신경통, 흑색종 환자가 약물에 크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연구진은 광선각화증이 있는 경우 마운자로에, 노인성 골다공증이 있는 경우 오젬픽에 높은 효과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반면, 무릎 통증·골관절염·가슴 통증·수면 무호흡증·섬유근육통이 있는 환자는 젭바운드를 투여하더라도 체중 감량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단, 연구진은 환자 한 명이 여러 질병을 동시에 앓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여러 질병을 동시에 앓는 등 다양한 상황에서 각 약물의 이점과 위험을 계산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향후 연구를 통해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사운드라라잔 교수는 "임상의라면 환자에게 가장 효과적인 약이 무엇인지 알아야 하고, 환자의 독특한 병력을 고려해 어떤 이점과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지도 알아야 한다"며 "점점 더 많은 환자로부터 데이터가 수집됨에 따라, 이러한 경향은 점점 더 정교해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