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스타 킴 카다시안은 과거 '글루텐 프리' 식단으로 일주일 만에 2.7kg을 감량했다고 밝혔다. 이후로도 미란다 커·기네스 펠트로 등 유명인들이 다이어트 비법으로 글루텐 프리를 언급하면서, 글루텐 프리는 곧 '건강식', '체중 감량식'이라는 이미지가 형성됐다.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미쳤다. 한 시장조사 기업에서 1000명을 대상으로 글루텐프리 식품을 구매할 의향이 있는지 물었고, 76%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유로는 건강 관리(46.9%), 다이어트 도움(22.4%) 등을 꼽았다.
글루텐 프리가 건강식이라는 인식과 달리 온라인에는 “오히려 혈당이 올랐다”, “살이 더 찐 것 같다” 등 상반되는 경험담이 지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글루텐 프리는 정말 건강에 좋은 선택일까? 전문가들은 글루텐 소화가 잘 된다면 먹을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글루텐 프리', 원래는 처방식… "일반인은 신경 쓸 필요 없어"
글루텐은 밀·보리 등의 곡물에서 발견되는 글리아딘과 글루테닌을 포함한 단백질 계열의 물질이다. 반죽을 쫄깃하게 하고 빵을 부풀게 하는 역할을 한다. '글루텐 프리'는 말 그대로 이런 글루텐이 포함되지 않은 식품을 말한다. 원래부터 글루텐이 없는 식품도 있지만, 최근엔 주로 원재료에서 글루텐을 제거하고 대체 성분을 넣어 만든 가공식품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
글루텐 프리 식단은 본래 셀리악병 환자를 위한 치료용 식단이다. 셀리악병은 글루텐에 강한 면역 반응이 나타나 소장 점막이 손상되는 질환으로, 매우 드물다. 서양에서도 유병률은 0.1% 미만이며, 국내에서는 현재까지 단 한 차례 보고된 바 있다. 이밖에 비셀리악 글루텐 민감증이나 밀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 일부 과민성대장증후군 환자에게는 글루텐 프리 식단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질환이 없는 일반인은 글루텐을 피할 필요가 없다. 가천대 길병원 가정의학과 고기동 교수는 "관련 질환이 있는 사람에겐 필요한 식단이지만, 그렇지 않은 일반인은 글루텐을 특별히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다이어트에 도움?… "오히려 건강에 해로울 수도"
글루텐 프리 식단은 알려진 것과 달리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지방·당류 섭취가 늘어 체중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서울시 서남병원 가정의학과 황두나 과장은 "고도로 가공된 글루텐 프리 제품은 부족한 식감과 풍미를 보완하기 위해 전분·당·지방이 많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식단이 지속되면 섬유질 결핍, 혈당 상승, 영양 불균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단백질인 글루텐은 빠져, 저단백·고탄수화물·고지방 식품이 되는 셈이다. 실제 스페인의 한 식품연구소가 글루텐 프리 제품 654종과 일반 제품 654종을 비교한 결과, 글루텐 프리 식품은 단백질은 적고 지방은 더 높은 경향을 보였다. 셀리악병 환자 1000명을 3년간 관찰한 다른 연구에서도 정상 체중이던 환자의 16%가 과체중이 됐고, 과체중이던 환자의 22%는 비만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글루텐 프리 식단은 오히려 영양 결핍을 초래할 수도 있다. 글루텐 자체는 특별한 건강 기능을 가진 성분은 아니지만, 글루텐이 포함된 통곡물에는 섬유질과 미네랄,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다. 반면, 글루텐 프리 가공식품은 원료 특성상 식이섬유·비타민·미네랄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섬유질 섭취가 줄면 장내 미생물 다양성이 떨어지고 면역 기능도 약화될 수 있다.
글루텐을 더 섭취하는 것이 오히려 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들도 있다. 하버드대 연구진이 약 20만 명을 30년간 관찰한 결과, 글루텐을 가장 많이 섭취한 집단(하루 약 12g)의 당뇨병 발생률이, 가장 적게 섭취한 집단(하루 약 4g)보다 13% 낮았다. 또 다른 연구에서도 글루텐 섭취가 많은 사람이 적게 섭취한 사람보다 심장병 위험이 15% 낮았다고 보고됐다.
◇셀리악병은 아닌데… 오히려 속 편해졌다면?
물론 글루텐 프리 식단은 글루텐 소화가 어려운 사람에게는 반드시 필요하다. 셀리악병·밀 알레르기·글루텐 민감증 환자는 소량의 글루텐도 염증 반응을 유발할 수 있어 글루텐을 피해야 한다. 과민성대장증후군 환자도 글루텐 섭취를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 황두나 과장은 "이런 환자들은 글루텐 프리 가공식품만 의존하기보다는, 과일·채소·고기·생선 등 자연적으로 글루텐이 없는 식품을 중심으로 식단을 구성하는 것이 건강하다"며 "가공된 글루텐 프리 제품을 구매할 때는 성분 표를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칼슘·비타민 B군·식이섬유 등 부족해지기 쉬운 영양소를 함께 관리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글루텐 프리가 건강식이라는 인식과 달리 온라인에는 “오히려 혈당이 올랐다”, “살이 더 찐 것 같다” 등 상반되는 경험담이 지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글루텐 프리는 정말 건강에 좋은 선택일까? 전문가들은 글루텐 소화가 잘 된다면 먹을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글루텐 프리', 원래는 처방식… "일반인은 신경 쓸 필요 없어"
글루텐은 밀·보리 등의 곡물에서 발견되는 글리아딘과 글루테닌을 포함한 단백질 계열의 물질이다. 반죽을 쫄깃하게 하고 빵을 부풀게 하는 역할을 한다. '글루텐 프리'는 말 그대로 이런 글루텐이 포함되지 않은 식품을 말한다. 원래부터 글루텐이 없는 식품도 있지만, 최근엔 주로 원재료에서 글루텐을 제거하고 대체 성분을 넣어 만든 가공식품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
글루텐 프리 식단은 본래 셀리악병 환자를 위한 치료용 식단이다. 셀리악병은 글루텐에 강한 면역 반응이 나타나 소장 점막이 손상되는 질환으로, 매우 드물다. 서양에서도 유병률은 0.1% 미만이며, 국내에서는 현재까지 단 한 차례 보고된 바 있다. 이밖에 비셀리악 글루텐 민감증이나 밀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 일부 과민성대장증후군 환자에게는 글루텐 프리 식단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질환이 없는 일반인은 글루텐을 피할 필요가 없다. 가천대 길병원 가정의학과 고기동 교수는 "관련 질환이 있는 사람에겐 필요한 식단이지만, 그렇지 않은 일반인은 글루텐을 특별히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다이어트에 도움?… "오히려 건강에 해로울 수도"
글루텐 프리 식단은 알려진 것과 달리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지방·당류 섭취가 늘어 체중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서울시 서남병원 가정의학과 황두나 과장은 "고도로 가공된 글루텐 프리 제품은 부족한 식감과 풍미를 보완하기 위해 전분·당·지방이 많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식단이 지속되면 섬유질 결핍, 혈당 상승, 영양 불균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단백질인 글루텐은 빠져, 저단백·고탄수화물·고지방 식품이 되는 셈이다. 실제 스페인의 한 식품연구소가 글루텐 프리 제품 654종과 일반 제품 654종을 비교한 결과, 글루텐 프리 식품은 단백질은 적고 지방은 더 높은 경향을 보였다. 셀리악병 환자 1000명을 3년간 관찰한 다른 연구에서도 정상 체중이던 환자의 16%가 과체중이 됐고, 과체중이던 환자의 22%는 비만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글루텐 프리 식단은 오히려 영양 결핍을 초래할 수도 있다. 글루텐 자체는 특별한 건강 기능을 가진 성분은 아니지만, 글루텐이 포함된 통곡물에는 섬유질과 미네랄,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다. 반면, 글루텐 프리 가공식품은 원료 특성상 식이섬유·비타민·미네랄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섬유질 섭취가 줄면 장내 미생물 다양성이 떨어지고 면역 기능도 약화될 수 있다.
글루텐을 더 섭취하는 것이 오히려 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들도 있다. 하버드대 연구진이 약 20만 명을 30년간 관찰한 결과, 글루텐을 가장 많이 섭취한 집단(하루 약 12g)의 당뇨병 발생률이, 가장 적게 섭취한 집단(하루 약 4g)보다 13% 낮았다. 또 다른 연구에서도 글루텐 섭취가 많은 사람이 적게 섭취한 사람보다 심장병 위험이 15% 낮았다고 보고됐다.
◇셀리악병은 아닌데… 오히려 속 편해졌다면?
물론 글루텐 프리 식단은 글루텐 소화가 어려운 사람에게는 반드시 필요하다. 셀리악병·밀 알레르기·글루텐 민감증 환자는 소량의 글루텐도 염증 반응을 유발할 수 있어 글루텐을 피해야 한다. 과민성대장증후군 환자도 글루텐 섭취를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 황두나 과장은 "이런 환자들은 글루텐 프리 가공식품만 의존하기보다는, 과일·채소·고기·생선 등 자연적으로 글루텐이 없는 식품을 중심으로 식단을 구성하는 것이 건강하다"며 "가공된 글루텐 프리 제품을 구매할 때는 성분 표를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칼슘·비타민 B군·식이섬유 등 부족해지기 쉬운 영양소를 함께 관리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