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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20대 남성이 에너지 드링크를 과도하게 마신 끝에 걷지 못하게 된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사진=SHOT 텔레그램 채널 캡쳐
러시아에서 과도한 에너지 드링크 섭취로 걷지 못하게 된 20대 남성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4일(현지시각) 러시아 매체 Mockba24에 따르면, 러시아 야마노네네츠 자치구 나딤에 사는 아르툼(22)은 14세부터 온라인 게임에 몰두하며 밤에 에너지 드링크를 마시기 시작했다. 하루 한 캔이었던 섭취량은 이후 세 캔까지 늘었고, 공복에 마시는 일도 잦아졌다. 16세 무렵 처음 통증이 나타났지만, 아르툼은 통증을 무시했다. 결국 그는 2024년 여름, 심한 복통을 호소하며 의식을 잃었다.

병원에서 그는 췌장염 진단을 받았다. 치료 후 퇴원했으나 열흘 후 다시 통증이 발생했고, 재입원 후 췌장에 화농성 괴사가 생겼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후 염증 반응은 신경계를 포함한 모든 장기로 퍼졌고, 하지에 다발성 신경병증이 발생해 다리가 더 이상 움직여지지 않는 상태가 됐다. 그는 현재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재활 치료를 받으며 다시 걷는 법을 배우고 있다. 현지 의료진은 재활에 6개월~1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발성 신경병증은 말초신경의 손상으로 감각 저하·저림·통증·근력 약화 등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감염, 자가면역 반응, 약 등 독성 물질이 원인이 될 수 있다. 다발성 신경병증에 걸리면 손, 발과 같은 말초 부위기 시리고 화끈거리며 칼로 도려내는 듯한 통증이 발생한다. 증상이 심해지면 손, 발의 감각 저하가 동반되며 아르툼과 같이 마비가 발생하기도 한다. 치료를 위해서는 원인 질환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감각 증상에는 삼환계 항우울제나 항경련제 같은 약이 도움이 되며, 약물이나 독성 물질에 의해 발생한 경우에는 그 원인 물질을 차단해야 한다.

한편, 에너지 드링크는 설탕, 비타민, 아미노산, 지방을 에너지로 바꿔주는 L-카르티닌 성분이 함유된 고카페인 음료다. 졸음 억제, 지각·집중력 향상에 도움을 주나, 많이 섭취할 경우 카페인이 다른 성분과 결합해 우리 몸에 무리를 줄 수 있다. 실제로 파키스탄 리아콰트 국립병원과 바리아대 공동 연구팀은 에너지 드링크를 실험용 쥐에게 경구 투여한 후 쥐의 췌장에서 변화를 관찰했다. 실험 기간이 끝난 후 췌장 조직을 검사한 결과 에너지 드링크를 섭취한 쥐의 췌장 조직에서 염증, 구조적 손상과 기능 부전이 관찰됐다.

그뿐만 아니라 전문가들은 과도한 에너지 드링크 섭취가 ▲불안감 ▲불면증 ▲위 자극 ▲근육 뒤틀림 ▲산만함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권고하는 카페인 하루 권장량은 400mg이다. 청소년은 체중 1kg당 2.5mg이 권장된다. 평소 카페인에 민감하거나 관련 질환이 있다면 에너지 드링크 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