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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장에서 공용 드라이기로 온몸을 말리는 회원 때문에 불편을 겪고 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사진=JTBC ‘사건반장’
헬스장에서 공용 드라이기로 온몸을 말리는 회원 때문에 불편을 겪고 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7일 JTBC ‘사건반장’에서는 매일 아침 동네 헬스장을 찾는 30대 A씨가 자주 마주치는 50대 여성 회원에 대한 불만을 내비쳤다. A씨는 “그 아주머니는 헬스장에서 샤워하고 나와 수건으로 닦은 뒤 꼭 공용 헤어드라이어로 몸 전체를 말린다”며 “머리부터 겨드랑이, 배, 심지어 발가락 사이사이까지 바싹 말린다”고 했다. 이어 “처음에는 ‘이러다 말겠지’ 싶었는데 마주칠 때마다 그런다”며 “결국 헬스장 대표님께 말씀드렸고, 헬스장에서 ‘몸 전용’ 드라이어까지 따로 구비해주셨다”고 했다.

그럼에도 아주머니의 한결같은 사용에 참다못한 A씨가 “저기에 몸 전용 헤어드라이어 있다”고 안내하자, 아주머니는 “나도 안다. 근데 내가 습관이 돼서 이 드라이기가 편하다. 별 상관없지 않느냐”며 당당한 태도를 보였다. A씨는 “그냥 제가 개인 헤어드라이어를 따로 가지고 다녀야 하나 싶다”며 “다른 사람들은 괜찮은데 저만 예민한 거냐”고 의견을 구했다.


공용 드라이기로 온몸을 말리는 행동은 교차 감염 위험을 높일 수 있다. 공용 드라이기 표면에는 세균·바이러스·곰팡이 등 다양한 미생물이 남을 수 있고, 특히 여러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다제내성균에 감염되면 치료가 어려워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로 헬스장·사우나·호텔처럼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헤어드라이기는 ‘세균의 온상’이 될 수 있다. 미국 애리조나대학교 보건대학의 찰스 게르바 교수가 로스앤젤레스 숙박 시설을 조사한 결과, 호텔 객실 내 비치된 물건 중 드라이기에서 가장 많은 세균이 검출됐다. 많은 사람들이 화장실 변기나 침대시트가 가장 더러울 것이라 생각하지만, 오히려 이들은 관리가 잘 돼 세균이 적게 나온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반면 헤어드라이기는 관리 사각지대가 되기 쉽다. 게르바 교수는 “헤어드라이기는 정말 많은 사람의 손길이 닿는 데다, 사용 후 남은 습기와 머리카락이 세균 번식의 결정적 원인”이라며 공용 드라이기 사용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