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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차의 대안으로 '호지차'가 떠오르고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전 세계적으로 말차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말차를 꾸준히 섭취하다가 빈혈이나 탈모를 경험했다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 대안으로 '호지차'가 주목받고 있다. 호지차는 말차와 동일한 녹차 잎을 사용하지만 카페인이 훨씬 적다.

◇"말차 마셨더니 빈혈에 탈모까지”
최근 미국과 영국 매체들은 "말차를 꾸준히 마셨는데 머리카락이 빠졌다"는 소비자들의 경험담을 소개했다. 전문가들은 말차에 포함된 타닌 성분을 주된 원인으로 지목했다. 타닌은 항산화 효과가 있는 식물성 화합물이지만, 체내 철분과 결합해 철분 흡수를 방해할 수 있다. 인체는 철분을 스스로 생성하지 못하기 때문에 음식이나 보충제를 통해 섭취해야 하는데, 타닌이 흡수를 방해하면 철분 결핍으로 이어지고, 이는 빈혈과 탈모로 발전할 수 있다. 또 타닌은 위를 자극해 메스꺼움이나 속쓰림을 유발할 수도 있다.

카페인 역시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말차는 일반 녹차보다 카페인 함량이 1.5~2배 높은데, 과도한 카페인 섭취는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를 증가시켜 일부 사람에게 일시적인 탈모를 유발할 수 있다. 말차 한 잔(1~2g 기준)에는 최대 80mg의 카페인이 들어 있다. 하루 여러 잔을 마시면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1일 최대 섭취량 400mg을 쉽게 초과할 수 있다. 과다한 카페인 섭취는 불면증, 불안감, 혈압 상승 등의 부작용도 유발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하루 1~2잔 정도의 말차 섭취는 탈모나 빈혈 위험이 낮다고 본다. 다만, 월경량이 많은 여성, 빈혈 환자, 채식주의자 등 철분이 부족하기 쉬운 사람은 주의가 필요하다. 철분이 풍부한 시금치, 흰콩, 두부 등 식물성 식품을 섭취할 때는 말차와 함께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또한 식물성 철분의 흡수율을 높이려면 오렌지, 피망, 딸기처럼 비타민 C가 풍부한 음식과 함께 섭취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카페인 부담 낮춘 대안, 호지차
카페인 등으로 인한 말차의 부작용 우려가 커지자, 호지차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호지차는 녹차 잎을 고온에서 볶아 만드는 방식으로 제작되므로, 카페인과 카테킨 함량이 낮다. 특유의 고소한 향과 캐러멜 향이 더해져, 말차 특유의 풀 향이 부담스러운 소비자에게도 좋은 대안이다. 카페인이 적어 오후 늦게 마셔도 부담이 없고, 속쓰림이나 철분 흡수 저하를 걱정하는 사람들에게도 좋다. 호지차 100mg당 카페인 함량은 0~3mg에 불과하다. 타닌도 말차보다 적다.

호지차에는 테아닌이라는 아미노산이 포함돼 있다. 테아닌은 뇌에서 알파(α)파를 증가시켜 부교감 신경을 활성화하고, 스트레스 해소와 혈액순환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집중력 유지, 여성의 폐경기 증상 완화, 월경전증후군(PMS) 완화에도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타민 C와 비타민 E도 풍부하다. 비타민 C는 피부 건강에 필요한 콜라겐 생성을 돕고, 스트레스 호르몬인 부신피질호르몬 합성을 촉진해 스트레스 예방과 관리에도 효과적이다. 비타민 E는 세포 활성화를 도와 노화와 세포 손상을 방지하며, 혈액순환을 촉진해 동맥경화와 심근경색 예방, 호르몬 밸런스 유지에도 도움을 준다. 특히 비타민 C와 E를 함께 섭취하면 흡수율이 높아진다.

다만, 카페인이 완전히 없는 게 아니므로 카페인 극민감자는 주의해야 한다. 취침 3~4시간 전에는 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다. 임신·수유 중인 경우에도 카페인 총량을 고려해 양을 조절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