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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이경실이 판매하는 달걀 제품이 사육 환경을 나타내는 ‘난각번호’와 가격을 두고 논란에 휩싸였다/사진=이경실, 조혜련 SNS 캡처
방송인 이경실이 판매하는 달걀 제품이 사육 환경을 나타내는 ‘난각번호’와 가격을 두고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16일 개그우먼 조혜련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알이 단단하다”, “포장부터 다르다”, “옐로우·화이트 조화가 좋다”며 제품 사진과 함께 홍보 글을 올렸다. 그러나 사진 속 난각번호가 ‘4’로 표기돼 있어 논란에 휩싸였다.

달걀 껍데기에 새겨진 난각번호는 닭의 사육 환경을 나타내는 표시다. ‘산란 일자(4자리)+농장 고유번호(5자리)+사육환경번호(1자리)’로 구성된 10자리 숫자로, 달걀이 언제·어디서·어떤 방식으로 생산됐는지를 담고 있다. 사육환경번호는 1번은 자연 방사, 2번은 평사, 3번은 개선 케이지, 4번은 기존 케이지 사육을 의미한다. 숫자가 낮을수록 닭이 이동하고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 넓다.

국내에서는 한 해 약 157억 개의 달걀이 생산되며, 7000만 마리에 달하는 산란계 상당수가 A4 용지 한 장 크기의 배터리 케이지에서 생활한다. 충분한 공간이 확보되지 않아 모래 목욕·홰 오르기 같은 본능 행동이 어려운 구조다. 이런 밀집 사육 방식은 위생 문제와 스트레스 증가로 이어지고, 살충제 사용이나 전염병 확산 우려도 커지는 현실적 한계가 있다.


반면 난각번호 1번 달걀은 방목장에서 자유롭게 다니도록 사육된 닭이 낳은 달걀이다. 좁은 철창 안에서 자란 닭과 달리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성장했기 때문에 비교적 스트레스가 적고 건강하다. 이지현 영양사는 헬스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스트레스가 적은 닭은 면역력과 건강 상태가 좋은 편”이라며 “방사 사육으로 기른 닭은 항생제 사용 빈도도 낮아 건강에 좋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항생제가 검출된 달걀을 먹으면 내성이 있는 세균이 달걀에 남아 사람에게까지 영향을 줄 위험이 있다. 단, 건강을 위해 반드시 1번 달걀만 먹어야 하는 건 아니다. 이 영양사는 “난각번호에 따른 영양 차이는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경실 제품은 30구 기준 1만5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방사 사육(1번)에 속하는 동물복지 달걀과 가격 차이가 크지 않다는 점이 논란이 됐다. 일부 누리꾼은 “가장 낮은 사육 환경에서 생산된 4번란을 프리미엄처럼 판매한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논쟁이 커지자 공급업체는 해명에 나섰다. 업체는 YTN과의 인터뷰를 통해 “사육 환경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지만 모든 농가가 1번 환경을 갖추기는 어렵다”며 “개선이 필요한 4번 환경의 닭에게 좋은 원료를 공급해 양질의 달걀을 생산하는 것도 산업 발전을 위한 또 다른 접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