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특진실_마곡차병원 AI 특화 글로벌 난임센터

AI로 정밀 맞춤형 난임 치료 진행
시술 기간 단축하고 효율성 높여
반복 착상 실패·고령 임신에도 효과

마곡차병원, 접근성 높인 치료 공간 마련
"환자 편의 우선" 생애주기 건강 관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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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곡차병원 난임센터 의료진이 AI 기술과 다수의 경험을 바탕으로 난임 환자의 맞춤형 치료 방향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김지아 헬스조선 객원기자
국내 난임률이 증가 추세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국내 난임 진단자 수는 2020년 22만8618명에서 지난해 30만401명으로 최근 4년간 31.4% 증가했다. 시술 건수 역시 2022년 기준 20만 건을 돌파했으며 체외수정으로 생성되는 배아는 연간 78만 개를 넘어섰다.

난임 증가 원인은 다양하다. 여성은 35세 이후 난자 수와 질이 떨어지면서 임신 성공률이 낮아지고 난소 기능 저하, 배란 장애, 자궁·난관 이상 등이 주원인으로 꼽힌다. 남성은 정자 수 감소, 정자 운동성 저하·형태 이상 등으로 난임을 겪는다. 여기에 생활 습관, 환경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혼인·출산 연령이 늦어지면서 고령 임신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 국내 출산 연령은 2018년 32.8세에서 지난해 33.7세로 높아졌고 35세 이상 산모 비율과 난임 진료 40대 비율 역시 꾸준한 증가 추세다.

난임 인구와 시술 건수가 증가하는 가운데 난임 치료에 AI(인공지능) 기술이 접목되며 새로운 치료 패러다임을 맞이했다. 마곡차병원 한세열 병원장은 "AI는 숙련된 의료진의 임상 경험을 보완해 환자마다 가장 적합한 시기와 방식을 찾아주는 역할을 한다"며 "오랜 기간 쌓아온 데이터 기반의 '맞춤형 난임 치료'가 본격화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AI가 배란·수정·착상 전 과정 돕는 시대


AI는 난임 치료 분야에서 활용 폭이 넓다. 배란 유도 과정에서 호르몬 수치와 난소 반응 데이터를 분석해 최적의 약제와 투여 용량을 결정한다. 난자와 정자를 채취한 뒤에는 각각의 세포 생존력과 특성을 파악해 수정 가능성이 높은 생식세포를 선별한다. 시험관 시술 단계에서는 AI가 배아 성장 속도와 분열 패턴 등을 고려해 착상 가능성이 높은 배아를 추출한다. 가장 건강한 정자를 최적의 위치에 주입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한세열 원장은 "AI가 의료진을 보조해 환자마다 다른 생리적 조건에 맞춘 임신 환경을 찾아준다"며 "반복적인 착상 실패를 겪었거나 고령 임신, 배양부터 임신에 이르는 기간을 단축하고 싶은 경우에 특히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전보다 결혼, 출산 시기가 늦춰진 젊은 세대의 가임력 보존에도 유용하다. 미성숙 난자를 실험실에서 성숙시킨 뒤 냉동 보관하는 시술인 '미성숙 난자 체외배양(In Vitro Maturation, IVM)'에도 AI가 접목됐다. 난포에서 갓 채취한 난자는 바로 냉동할 수 없어 수 시간 배양해 성숙 단계에 도달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AI가 난자 생존력 변화와 배양 환경 등을 정밀 분석해 최적의 냉동 타이밍을 제시한다. 한세열 원장은 "AI가 난자 성숙 시기를 모니터링해 수정과 착상 성공률을 높이는 것을 도우며 기존 시험관 시술과 달리 난자를 여럿 채취하기 위한 과배란 주사 부담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AI 확산은 난임 치료 정밀도를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생식의학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고 있다. 지난 40년간 시험관아기 시술이 임신율 향상에 초점을 맞췄다면, 앞으로 10년은 AI를 활용해 생식세포의 질과 난소 기능을 정밀하게 평가·예측하는 시대가 될 것이라는 게 한세열 원장의 설명이다. 그는 "난자 냉동과 보관 과정의 최적 시점을 제시하고 향후 난소 조직 재생이나 기능 연장을 위한 연구에도 응용될 수 있다"며 "결국 임신 성공뿐 아니라 여성의 생식 수명 연장과 노화 지연까지 연결되는 생식의학의 진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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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열 마곡차병원 원장
AI 솔루션에 임상 풍부한 의료진 경험 더한 '맞춤 치료' 시행

다만 AI를 보조적 수단 이상으로 활용하기에는 아직 한계가 있다. 축적된 데이터에 기반해 결과를 도출하는 AI 특성상, 보편적인 해석만 가능하다. 환자마다 다른 생리적·환경적 요인을 완전히 반영하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AI가 데이터를 기반으로 제시한 최적의 선택지를 실제 치료로 옮기는 건 사람의 몫이다. 환자 개별 특성까지 고려하는 의료진의 임상 경험이 더해져야 진정한 의미의 맞춤 치료가 가능하다.

난임 치료는 단순한 시술이 아니라 고도의 기술력과 풍부한 경험이 집약된 분야다. 임신 성공률은 배아를 다루는 연구실 역량에 따라 좌우돼 실제로 국내 주요 기관 간 임신 성공률은 20~65%로 편차가 있으며 차병원의 평균 임신 성공률은 55~70%에 이른다. 마곡차병원 'AI 특화 글로벌 난임센터'에는 강남·서울역 차 여성의학연구소 등에서 23년 이상 경력을 쌓은 베테랑 연구원이 다수 합류했다. 한세열 원장을 비롯해 서울역센터 양누리·임정미 교수, 분당차병원 정자연·염선형·김지은 교수 등 주요 센터에서 경험을 쌓은 의료진이 마곡으로 모였다. 한세열 원장은 37년간 난임 치료에 몰두하며 1만 건 이상의 난임 부부 임신을 도운 의사다. 1988년 강남차병원 여성의학연구소 차광렬 연구소장팀에 합류해 1998년 세계 최초로 유리화 난자 동결법 개발에 기여했다. 고령 산모 임신, 생식세포 보관, 가임력 보존, 복강경·자궁경 수술, IVM(미성숙 난자 체외배양) 등 생식의학 전반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았다. 우리나라 최초로 시험관 아기를 탄생시킨 전 서울대병원 문신용 교수도 명예원장으로 합류했다. 난임·생식의학 노하우를 가진 전문 의료진이 AI의 도움을 받아 임신 성공률을 더욱 높인다는 계획이다.


접근성·편의성 높인 환자 중심 진료 환경 구축

마곡차병원은 환자 중심의 맞춤형 치료를 실현하기 위해 AI 기술을 고도화하며 가임력 보존과 난소 기능 연구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한세열 원장은 "가임력 보존이 임신뿐 아니라 여성 노화 지연과 호르몬 균형을 유지하는 데에도 의미가 있다는 점에서 여성 내분비 능력까지 아우르는 치료 모델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항철도·9호선·5호선이 교차하는 마곡나루역에 위치해 있으며, 9개 진료실, 5개 수술실,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클린룸 배양실 등을 갖췄다. 미성숙 난자를 체외 배양해 임신에 성공시키는 기술을 담당하는 파트와 배아 배양·분석 및 난자 보관을 전담하는 연구 인력이 상주한다. 한 원장은 "거리나 환경 제약 없이 누구나 편히 찾을 수 있는 병원을 만드는 게 목표"라며 "난임 치료는 마음먹는 게 절반인 만큼 두려워하지 말고, 체계적인 도움을 받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