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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의 ‘2025년 글로벌 의약품 시장 현황·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GLP-1 치료제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와 ‘터제파타이드’는 올해 700억달러(한화 약 102조1790억원)의 매출이 예상된다. / 사진 = 클립아트코리아
올해 전세계 의약품 시장 규모가 2400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GLP-1 계열 비만·당뇨병 치료제가 쓰임새를 넓혀가는 가운데, 최신 기술을 접목한 연구·개발이 활발해지면서 시장이 전반적으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비만·당뇨·암·뇌질환 분야 성장… 2030년 3500조 전망
17일 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의 ‘2025년 글로벌 의약품 시장 현황·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세계 의약품 시장 규모는 약 1조6635억달러(한화 약 2426조5474억원)로 전년 대비 5.7% 성장할 전망이다. 2030년까지는 7.1% 성장해 약 2조3700억달러(한화 약 3459조4890억원) 규모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성장세는 부가가치가 높은 고분자 의약품 분야가 빠르게 성장한 결과다. 2024년 기존 저분자 의약품이 매출 1조665억달러(한화 약 1556조7701억원), 점유율 67.7%를 기록하며 여전히 전체 시장의 과반을 차지했지만, 고분자 의약품 역시 11.5%의 성장률을 보이는 등 빠르게 몸집을 키우고 있다.

질환별로 보면, 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로 비만·당뇨, 암, 뇌질환 치료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2024년 매출액 기준으로는 암 치료제가 18.2% 비율로 가장 큰 규모였고, 이어 감염병(11.9%)·뇌질환(8.4%) 순이었다.

제품별로는 블록버스터 항암제 ‘키트루다’가 약 300억달러(한화 약 43조7910억원)의 매출로 1위 자리를 지키며 가장 큰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어 ‘오젬픽’ 220억달러, ‘마운자로’ 200억달러로, GLP-1 계열 비만·당뇨병 치료제가 예상 매출 상위권에 올랐다.

GLP-1 치료제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와 ‘터제파타이드’는 도합 700억달러(한화 약 102조1790억원)의 매출이 예상된다. 지난해 출시한 대사이상성 지방간염(MASH) 치료제 ‘레즈디프라’는 1년 새에 282% 급성장해 2027년에는 블록버스터 제품으로 등극할 전망이다.


보고서는 제품 특허 만료, 약가 규제, 바이오 시밀러 확산 등의 영향으로 상위 15개 제약사 점유율이 2024년 54.2%에서 2030년 46.2%까지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관계자는 “대형 제약사 중심의 독점적 시장 구조가 바뀌고 있다”며 “향후 시장 경쟁력은 발 빠른 연구·개발 능력과 기술 전문성 확보가 좌우할 것이다”고 말했다.

◇GLP-1, CDMO 주목… “ADC 파이프라인 50%가 中서 개발”
향후 의약품 시장에서 주목해야 할 키워드로는 ▲GLP-1 치료제 ▲기업 간 인수·합병 ▲위탁개발생산(CDMO) ▲중국의 신약 파이프라인 ▲AI 기술 등이 꼽혔다.

GLP-1 치료제는 비만뿐 아니라 심혈관·심장 질환 등에서도 적응증을 확장하면서 내년에는 오젬픽·마운자로·위고비 등이 총 700억달러 이상(한화 약 102조179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기업 간 협력도 점점 많아질 전망이다. 특히 올해는 의약품 산업의 인수·합병 회복기이자 자산 기반 성장 전략의 전환점으로, 총 인수·합병 금액이 1500달러(한화 약 218조9550억원)를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CDMO 회사들은 항암제 시장 확대와 함께 성장 중이다. 2025년 CDMO 시장 규모는 25억달러(한화 약 3조6475억원)를 돌파하며 약 12%의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관계자는 “제약사들이 항체약물접합체(ADC) 생산 역량을 갖춘 CDMO 회사들을 필요로 하면서 협력이 강화되고 있다”고 했다.

의약품 시장에서 중국의 성장세 또한 주목된다. 현재 중국은 5000개 이상 신약을 개발 중이며, 특히 ADC 치료제의 경우 전 세계 파이프라인의 50%가 중국에서 개발됐다. 향후 CAR-T(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 치료제와 ADC를 중심으로 중국이 세계 신약 파이프라인의 약 45%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AI 기술은 제약 분야에서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관계자는 “올해는 새로운 임상 시험의 절반 이상이 합성데이터와 예측 기술 기반의 생성형 AI를 활용해 진행됐다”며 “임상 개발 단계에서 절차를 효율화하고 비용을 절감하는 핵심기술로 떠오르면서 약 100억달러(한화 약 14조5900억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