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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 피로에 시달리거나 평소처럼 먹는데도 체중이 늘어난다면 감기나 갱년기가 아닌 갑상선 기능 저하를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만성 피로에 시달리거나 평소처럼 먹는데도 체중이 늘어난다면 감기나 갱년기가 아닌 갑상선 기능 저하를 의심해야 한다.

17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갑상선 기능 저하증 환자는 2020년 60만8934명에서 2023년 69만8556명으로 5년 연속 증가했다. 특히 여성 환자는 지난해 57만5973명으로 전체의 82%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고령화와 자가면역질환 증가, 건강검진 확대를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검진 과정에서 ‘티슈(TSH·Free T4 등)’ 검사 비중이 늘면서 과거에는 놓쳤던 초기 환자가 진단되는 사례도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 몸의 에너지 대사를 조절하는 갑상선 호르몬이 부족하면 전신의 기능이 느려지며 다양한 신체적 변화가 나타난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갑상선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 부족해 몸의 대사 기능이 느려지는 질환이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질환다운 특별한 신호가 거의 없는 것이 특징이다. ▲만성 피로·무기력 ▲체중 증가(식습관 변화 없음) ▲변비·탈모·건조한 피부 ▲집중력 저하·우울감 ▲이유 없는 추위 민감성 ▲심박수 감소(서맥) 등 증상이 감기·스트레스·노화·갱년기와 비슷하다.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여성은 임신·출산·폐경 등 호르몬 변동이 큰 생애 주기를 겪는다. 이 변화가 갑상선 기능에 직간접적 영향을 준다. 또 남성보다 자가면역질환 발병률이 높아 대표적 원인 질환인 하시모토 갑상선염 위험이 상대적으로 크다. 이 때문에 40~60대 여성은 갱년기 증상과 갑상선 문제를 혼동해 뒤늦게 진단되는 일이 빈번하다.


하시모토 갑상선염은 면역체계의 이상으로 갑상선이 스스로 손상돼 기능이 떨어지는 것이다. 이외에도 갑상선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 후유증이 원인으로 작용하거나, 갑상선 기능을 저하시키는 약물을 복용했을 때, 뇌하수체 질환 등이 있을 때 나타날 수 있다. 진단은 혈액검사를 통해 갑상선자극호르몬(TSH)과 갑상선호르몬(T4) 수치를 측정해 이뤄진다. 일반적으로 TSH가 높고 T4가 낮게 나타나면 갑상선 기능 저하증으로 진단한다. 필요시 초음파 검사로 갑상선의 구조적 이상을 함께 확인하기도 한다.

치료의 핵심은 부족한 갑상선호르몬을 합성 호르몬제(레보티록신)로 보충하는 것이다. 호르몬제 복용 후 6~8주 간격으로 혈액검사를 통해 호르몬 수치(TSH·T4)를 확인하고, 안정기에 들어서면 6개월~1년에 한 번 추적 검사를 진행한다. 대부분 환자는 약물 조절만으로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다.

다만,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대부분 평생 관리가 필요한 만성 질환이므로, 증상이 호전되더라도 약물 복용을 임의로 중단하지 말고 정기적인 검사를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상에서는 균형 잡힌 식사와 충분한 수면, 규칙적인 운동도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