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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매일 운동을 가던 직장인 A(30)씨는 최근 신기한 경험을 했다. 일이 바빠 2주간 운동을 가지 않았고, 평소와 비슷한 양의 식사를 했는데, 살이 자연스럽게 빠진 것이다. 단지 한 가지 습관만 바꿨었다. 운동으로 오후 9시 반에 먹던 저녁 식사 시간을 오후 6시 반으로 당겼다.

밤늦게 먹는 식사는 다이어트에 치명적이다. 몸에서 일어나는 각종 대사 반응에 악영향을 미친다.

우리 몸은 생체 시계에 맞춰 호르몬을 분비하고, 각종 대사 작용을 한다. 늦게 음식을 먹으면 포도당 과민증으로 혈당 수치가 올라갈 수 있다. 하버드대 의대 부속 브리검여성병원 연구팀이 야식을 먹은 사람과 먹지 않은 사람으로 나눠 혈당 변화를 2주 동안 추적 관찰했더니, 야식을 먹은 사람만 혈당이 올라갔다. 혈당 조절 호르몬인 인슐린을 생성하는 췌장 베타 세포 기능도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야식은 식욕도 높인다. 하버드대의대 부속 브리검여성병원의 또 다른 연구팀이 과체중이거나 비만한 사람을 대상으로 야식을 먹었을 때 호르몬 변화를 추적했다. 그 결과, 식욕을 억제하는 호르몬인 렙틴 수치는 약 16% 낮았고, 식욕을 촉진하는 그렐린 수치는 평균 34% 더 높았다.

혈당과 식욕 모두 살을 찌우는 데 핵심 작용을 하는 요인들이다. 최근에는 미국 앨라배마대 연구팀이 혈당, 인슐린 민감성뿐만 아니라 지방 대사 지표까지 포함해, 야식이 몸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한 연구 결과가 '미국 심장학회 저널'에 게재됐다. 한 그룹은 일반적인 시간대에 저녁 식사를 마쳤고, 다른 그룹은 밤 10시 이후 늦은 저녁을 먹었다. 두 그룹 모두 같은 식단과 열량을 섭취했다. 그 결과, 늦게 먹은 사람은 에너지를 태우기보다 지방을 축적하기 쉬운 대사 환경이 형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 늦게 식사한 사람의 식후 혈당 스파이크가 정상 시간대에 식사한 그룹보다 평균 1.2배 높았다. 연구팀은 “과체중이나 비만한 사람은 저녁 식사 시간을 앞당기고 야식을 줄이는 전략이 혈당 조절과 지방 축적 예방에 효과적이다”고 말했다.

물론 운동도 중요하다. A씨의 경우 밥도 일찍 챙겨 먹고, 운동도 했다면 더 건강하게 효과적으로 살이 빠졌을 것이다. 실제 식후 운동은 혈당과 인슐린 수치 개선에 유리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