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재료 나쁜 음식]

이미지
마늘은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건강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국 요리에서 빠질 수 없는 중요한 식재료인 마늘은 잘 알려진대로 매우 건강한 식재료다. 미국 국립암연구소는 마늘을 '최고의 항암 식품'으로 꼽기도 했다. 다만, 조리 방법에 따라 그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

◇익힌 마늘, 노화 방지 성분 증가
마늘은 조리법에 따라 더 많이 섭취할 수 있는 영양소가 달라진다. 마늘을 익히면 노화를 방지하는 항산화 물질과 폴리페놀, 플라보노이드 함량이 증가한다. 특히 마늘을 열에 가할 경우 S-알리시스테인이라는 발암 억제 성분이 더욱 많이 생성된다. 국립농업과학원 연구에 따르면 마늘을 끓는 물에 60분간 삶았을 때, 생마늘보다 S-알리시스테인 함량이 3배 더 높았다. 또 익힌 마늘은 과당 함량이 증가해 달콤한 맛이 더해지며, 마늘 본연의 향도 조금 더 부드러워진다.

반면, 마늘을 익힐 때는 알리신 성분이 감소한다. 알리신은 마늘이 생으로 있을 때 주로 생성되는 성분이다. 강한 향을 내며 항산화 작용을 통해 혈액 내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나쁜 균을 살균하는 등의 효능이 있다. 알리신은 또한 혈액 응고를 방지하는 항혈전 성분으로 알려져 있다.

◇다진 마늘, 바로 요리하면 항암효과 0%
마늘은 다져서 요리에 자주 사용하곤 한다. 하지만 마늘을 다진 뒤 바로 요리에 사용하면 항암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다. 마늘을 자르거나 으깨면 알리인과 알리나아제라는 두 성분이 만나 화학반응을 일으켜 알리신이 생성된다. 마늘을 다진 후 한 동안 상온에 두면 알리신이 충분히 생성되어 항암 효과를 발휘하는데, 이 과정을 건너뛰면 알리신이 거의 생성되지 않는다.


2001년 '영양학저널'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마늘을 으깬 뒤 10분간 방치하고 섭취했을 때, 발암물질에 의한 DNA 손상이 64% 억제되는 효과가 있었다. 그러나 다진 마늘을 바로 가열하거나 물리적으로 손상 없이 통째로 익힌 경우, 항암 효과는 거의 0%에 가까운 수치로 떨어졌다. 열에 약한 알리나아제 효소가 바로 파괴되면서 화학반응이 일어나지 않아 알리신이 생성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마늘을 으깬 후 10분간 기다린 뒤 섭취해야 항암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생마늘, 과민성대장증후군 환자는 주의… 수술 전에도 피해야
생마늘은 그 자체로도 건강에 유익한 성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지만, 위가 약하거나 과민성대장증후군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는 주의가 필요하다. 생마늘은 속쓰림을 유발하고 소화기관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역류성 식도염이 있는 사람도 생마늘을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 위가 예민한 사람은 생마늘 대신 익힌 마늘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익힌 마늘은 생마늘보다 소화기관에 자극이 적고, 더욱 부드럽게 섭취할 수 있다.

수술을 앞둔 사람은 마늘 섭취를 삼가는 것이 좋다. 마늘에 포함된 알리신 성분은 혈소판 응집을 억제하여 혈액이 멈추는 과정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수술 중 과다 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2016년, 의학 정보 검색 엔진인 '펍메드'에 따르면, 하루 12g의 마늘(마늘 네 쪽)을 섭취한 환자가 척추 수술 중 과다 출혈을 겪은 사례가 있었다. 또한, 대구가톨릭대병원 연구팀은 2015년, 마늘을 섭취한 72세 남성이 전립선 절제술 후 과다 출혈로 수혈을 받은 사례를 발표하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마늘은 하루 두세쪽을 섭취하는 것이 적당하며, 유아는 하루 4분의 1쪽이 적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