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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부모님의 뇌 건강이 염려된다면, 함께 식사하며 유심히 관찰해보자. 전두측두엽 치매가 생기면 갑자기 식습관이 변할 수 있다고 알려졌다.

전두측두엽 치매 초기에는 강박적인 반복 행동이 나타나곤 한다. 이런 행동 변화가 식습관에서 나타나면 이전과 달리 과식하거나, 특정 종류의 음식만 먹으려 하거나, 사물을 먹으려 하는 등의 모습을 보일 수 있다. 와인을 샐러드에 부어 먹으려고 하거나, 타인의 접시에 있는 음식을 뺏어 먹으려고 하는 등 통상적으로 올바르다고 여겨지는 식사 문화에 어긋나는 방식으로 행동하기도 한다. 실제로 매일 바나나와 우유만으로 식사해 ‘바나나 레이디’라는 별명이 붙은 여성의 사례가 해외 언론에 소개된 적 있다. 이 여성이 사망한 후에 뇌를 부검했더니 전두측두엽 치매가 생긴 것으로 판명됐다.

국제고등연구원(SISSA) 인지과학 연구자 마릴레나 아이엘로는 “식욕, 허기, 포만감 등 몸이 보내는 신호를 뇌가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 원인 중 하나”라고 발혔다. 이어 그는 “더 복잡하게는 감각과 인지 능력에 관련된 요소가 연관됐을 수 있다”며 “예컨대 사물을 먹으려고 하는 환자는 물건의 올바른 기능을 인식하는 데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이러한 식습관 변화가 오로지 전두측두엽 치매 환자에게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변화까지 동반되면 치매가 강력하게 의심된다.

첫째는 성격과 행동 변화다. 이전과 달리 사회적으로 부적절한 방식으로 혹은 충동적으로 행동해 이기적이거나 공감 능력이 부족한 사람처럼 보일 수 있다. 갑자기 개인위생이 잘 관리되지 않거나 삶의 동기를 잃어 무기력해지기도 한다. 둘째는 언어 습관의 변화다. 말하는 속도가 느려지는 동시에 단어를 말로 내뱉을 때 발음을 정확하게 하려 애쓸 수 있다. 단어를 어법에 맞지 않게 사용하는 모습도 보일 수 있다. 셋째는 정신적 능력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집중력이 쉽게 흐트러지거나, 계획을 짜고 생각을 정돈하는 일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넷째는 기억력 문제다. 치매가 어느 정도 진행된 후에야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다섯째는 운동 능력 저하다. 경직된 몸으로 느리게 움직이거나, 근육이 약해져 음식을 삼키는 것이 어려워지기도 한다. 대소변 조절이 힘들어질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