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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잠이 줄고 새벽에 깬다면 수면장애일 가능성이 크다. / 사진 = 클립아트코리아
나이가 들면서 점점 잠이 줄어든다면 단순한 노화가 아니라, 수면의 질 저하나 생체리듬 이상으로 인한 수면장애일 수 있다. 전문가들은 노인의 수면 문제를 ‘당연한 노화’로 넘기면, 치매나 심혈관 질환 같은 만성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경고한다.

대한신경과학회에 따르면 노인은 평균 수면시간이 6~7시간으로 줄지만, 여전히 하루 7~8시간 숙면이 필요하다. 저녁 8시쯤 졸리고 새벽 3~4시에 깨는 패턴은 생체 시계가 앞당겨지는 ‘일주기 리듬 수면장애’로 분류된다. 세란병원 김진희 신경과장은 대한신경과학회 2025 추계학술대회에서 “노인은 실내 생활이 많아 햇볕 노출이 적어지고 생체 시계를 리셋할 수 있는 ‘광 자극’이 약해진다”며 “이로 인해 신체 질환과 수면제, 이뇨제 등 약물 복용, 우울증, 낮잠 습관도 리듬 불균형을 유발한다”고 말한 바 있다.

실제로 60세 이상 고령자 3명 중 1명은 불면증을 호소한다. 노인에게 흔한 수면장애는 ▲불면증 ▲폐쇄수면무호흡 ▲하지불안증후군 ▲렘수면행동장애 등이 있는데, 이는 단일 증상이 아닌 전반적인 건강 상태로서 통합적인 진단과 치료가 요구된다.


수면무호흡은 전형적인 코골이나 무호흡 증상보다 과도한 낮 졸음과 야뇨증 등의 비특이 증상으로 나타난다. 그중에서도 중증 수면무호흡은 뇌경색 위험과 연관되는데 양압기 사용 등으로 상기도 폐쇄를 방지해야 한다. 하지불안증후군 역시 노인들에게 흔히 발생한다. 이 증상은 다리를 움직이고 싶은 충동과 함께 불쾌하거나 이상한 감각이 주로 저녁이나 야간에 느껴지는 게 특징이다. 하지불안증후군을 앓을 경우, 경구 철분제 복용이나 정맥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렘수면행동장애는 렘수면 중 정상적으로 억제돼야 할 근육 활동이 사라져 꿈에서 하는 행동을 실제 현실에서 표현하게 만든다. 특히나, 렘수면행동장애의 경우 말하기나 소리 지르기 외에 팔다리를 휘두르거나 주먹을 내지를 수도 있어 위험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침실 환경을 개선한 뒤 멜라토닌 성분의 약을 먹어야 한다. 또한 적정량의 수면이 부족할 경우, 단순 노화뿐 아니라 인지 기능 저하, 신경 퇴행 질환, 대사 이상, 정신질환, 낙상 위험이 증가하기도 한다.

부산백병원 신경과 지기환 교수는 대한신경과학회 2025 추계학술대회에서 “노인의 수면 건강은 중요한 공중보건 과제”라며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수면장애에 대해 경각심을 높이고 조기 진단을 통해 비약물 치료를 적용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