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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10대 소년이 의사의 오진으로 고환염전을 제때 치료받지 못해 고환을 절제한 사연이 전해졌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 10대 소년이 의사의 오진으로 고환염전을 제때 치료받지 못해 고환을 절제한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0일(현지시각) 영국 매체 미러 등 보도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아일랜드 의료감독위원회가 진행 중인 직무태만 심리에서 드러났다. 의사 알리시아 마르톤 마르티네즈는 3년 전 아일랜드의 야간 응급 진료 서비스인 사우스닥에서 대체 근무 형태로 일하던 중, 두 건의 환자 사례에서 심각한 오진을 내린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마르톤 마르티네즈 의사는 14세 소년의 어머니로부터 “고환이 부어오르고 극심한 통증을 호소한다”는 신고 전화를 받았음에도 “10대에게 흔한 증상”이라며 “냉찜질하고 이부프로펜을 복용하라”고 말했다. 어머니는 통화 내내 “의사가 급하고 무성의했다”고 했다. 의사는 진료소에서도 2분가량의 짧은 신체검사 후 같은 지시만 반복했고, 일주일 뒤 소년은 극심한 통증으로 코크대학병원에 입원, 고환염전 진단을 받아 결국 한쪽 고환을 절제했다.

코크대 톰 오다우드 교수는 “즉시 응급실로 보냈다면 90% 확률로 고환을 살릴 수 있었을 것”이라며 “냉찜질로 오히려 통증과 조직 손상을 악화했다”고 말했다.


소년이 겪은 고환염전은 고환으로 피를 보내는 통로인 정삭(精索)이 비틀리면서 고환이 꼬여 혈액이 제대로 흐르지 못해 발생하는 응급질환이다. 고환염전으로 인해 음낭과 아랫배에 통증이 생기며 심하면 고환이 붓고 열이 나며 복통, 울렁거림, 구토, 배뇨곤란 등의 증상 나타난다. 골든 타임은 6시간, 이 시간 내에 수술 시 고환 보존율을 90% 이상이지만 12시간이 지나면 절반 이하로, 24시간이 경과하면 보존 가능성이 10% 이하로 낮아진다.

고환염전은 음낭 초음파 검사와 소변 검사를 통해 진단한다. 음낭 초음파 검사는 고환의 혈액 관류 여부를 알기 위해 시행한다. 검사에서 고환에 혈류가 줄어드는 것이 관찰되면 고환의 염전을 임상적으로 진단하게 된다. 이후 소변 검사를 통해 고환 통증과 관련된 염증에 관해 확인한다.

고환염전은 신생아기부터 12~16세인 사춘기 때 가장 흔하게 발생한다. 사춘기 때 신체 성장이 왕성하게 이뤄지면서 고환올림근(고환을 수축시키는 근육)도 커지면서 힘이 세지기 때문이다. 이때 수축이 과도하게 이뤄지면 고환이 돌아가게 된다. 대부분 수면 중 발생해 아침에 갑작스러운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어느 연령대에서나 발생할 수 있고, 출생 전에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추위 역시 고환 염전의 원인이 된다. 추위로 인해 고환의 근육이 갑자기 수축하면 고환염전이 발생할 수 있다.

꼬인 고환 혈관은 의료진이 손으로 풀 수 있지만 너무 심하게 부어 있으면 손으로 풀기 어렵다. 손으로 푼다고 해도 고환이 완벽하게 고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 따라서 가장 확실한 치료법은 고환을 음낭 벽에 고정하는 수술을 받는 것이다. 증상이 생긴 후 4~6시간 안에 수술하면 생식 기능을 유지할 수 있지만 시간이 지체되면 혈류가 차단돼 고환을 제거해야 할 수 있다. 갑작스러운 고환통이 있다면 증상을 지켜보거나 냉찜질할 것이 아니라 즉시 병원으로 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