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이자제약 '프리베나20' 기자간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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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동현 교수(가운데)가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정준엽 기자
20가 폐렴구균 백신 '프리베나20'이 예방접종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의료진의 목소리가 나왔다. 의료 전문가는 소아에서 접종이 기존 13가 백신에서 20가 백신으로 바뀔 것으로 예측했고, 65세 이상 성인에서도 23가 다당백신 대신 20가 단백접합백신의 무료 접종 도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소아 백신, 20가 백신이 대체할 것"
한국화이자제약은 12일 서울 중구 한국화이자제약 본사에서 20가 폐렴구균 백신 '프리베나20'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프리베나20은 작년 10월 3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은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PCV)이다. 기존 프리베나13 대비 7가지 폐렴구균 혈청형을 추가해 총 20가지의 혈청형을 보유하고 있다. 생후 6주 이상 모든 연령에서 폐렴구균 혈청형 20가지로 인한 침습성 질환·폐렴 예방에 사용할 수 있다.


2016년부터 2023년까지 국내 20개 병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소아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을 가장 빈번하게 유발한 혈청형은 10A와 15B다. 이는 기존 13·15가 백신에는 포함되지 않은 혈청형이다. 그중에서도 15B 혈청형은 소아의 급성 중이염을 많이 일으키는 원인 균주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근거로, 이날 간담회에서는 소아에서의 백신 접종 권고 사항이 프리베나20을 위주로 재편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인하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동현 교수는 "소아 영역에서는 거의 프리베나20으로 대체될 것으로 본다"며 "그동안 소아 폐렴구균 백신은 포함된 항원 양이 계속 증가하는 쪽으로 발전해 왔는데, 이 이상 소아 영역에서 더 많은 항원을 포함한 백신이 나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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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베나20/사진=한국화이자제약 제공
◇"성인에서도 단백접합백신 NIP 도입 필요… 현재 우위는 20가"
성인 국가필수예방접종(NIP) 백신 또한 현재 쓰이는 23가 다당백신 '프로디악스' 대신 프리베나20 또는 MSD의 성인용 21가 백신 '캡박시브'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프로디악스의 비급여 비용이 4만~5만원 선으로 경제성 측면에서 유리하지만, 백신 구조상 면역 효과가 오래 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반면 단백접합백신은 23가 다당백신 대비 더 많은 항체를 만들고, 생성된 항체가 오래 유지돼 면역 효과가 더 길게 이어진다. 이에 미국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 등 국제 예방접종 지침에서는 단백접합백신이 우선 접종 권고를 받고 있다.

다만, 성인 NIP 백신을 다당백신에서 20가 또는 21가 백신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비용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프리베나20의 접종 비용은 15~20만원으로 다당백신 대비 높다고 알려져 있다. 캡박시브는 내년 중 출시를 앞두고 있어 비용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MSD는 프리베나20과 유사한 수준으로 책정하는 방안도 유심히 검토하고 있다.


김동현 교수는 "다당백신은 구성체 중 하나인 '플라즈마셀'이 단명하는 특징이 있어 시간이 지날수록 항체가 잘 만들어지지 않는다"며 "반면 단백접합백신은 연구 결과에 따르면 면역 기억 효과가 있어 면역세포의 양도 유지하면서 더 많은 양의 항체를 생성하는 데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현재는 다당백신이 무료로 접종되고 있지만, 혈청형 수가 많은 단백접합백신이 나온 만큼 더 적극적으로 접종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프리베나20과 캡박시브의 효능 차이를 직접 비교할 수는 없지만, 현재는 프리베나20이 좀 더 우위에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실사용(리얼월드) 근거가 더 많고, 프리베나20에만 있는 혈청형 중 고위험군의 질병 중증도를 높일 수 있는 혈청형이 있어서다. 김동현 교수는 "최근 고위험군에서 19F 혈청형이 유행하고 있는데, 이는 프리베나20에는 포함돼 있는 반면 다른 백신에는 제외돼 있다"며 "21가 백신에서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에 대한 실사용 데이터가 충분히 쌓이기 전까지는 프리베나20이 우위에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