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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먹는 시리얼은 혈당을 급격히 올리는 주범이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일반적으로 사탕이나 탄산음료 등 달콤한 음식은 혈당을 치솟게 한다고 여겨진다. 그러나 의외로 감자, 과일 중 일부도 사탕만큼 혈당을 급상승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영국의 건강 전문가이자 ‘슈거 톨러런스(Sugar Tolerance)’의 저자인 스티브 베넷은 최근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몸은 가끔의 혈당 상승에는 잘 대응하지만, 하루 세끼마다 반복되는 탄수화물 섭취는 인슐린 저항성을 불러온다”고 말했다. 

◇혈당 급상승 부르는 음식
베넷에 따르면 가장 문제가 되는 식품은 정제 탄수화물이다. 그는 “아침에 시리얼, 점심에 빵, 저녁에 피자를 먹는 식습관이 인슐린 분비를 과도하게 자극해 세포가 인슐린에 둔감해지고, 결국 2형 당뇨병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그가 지적한 식품들은 다음과 같다. 

▶시리얼=아침에 먹는 시리얼은 혈당을 급격히 올리는 주범이다. 옥수수 플레이크 한 그릇은 설탕 8티스푼을 먹는 것과 같은 수준의 혈당 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 반면, 요거트·달걀·견과류·베이컨처럼 단백질과 지방이 풍부한 음식은 혈당 반응을 완화한다. 예를 들어, 토스트만 먹는 대신 달걀이나 시금치를 곁들이면 포만감이 오래가고 혈당도 안정된다. 실제로 한 연구에서는 참가자들이 흰 가공 빵 한 조각을 먹은 후 견과류를 먹었을 때 혈당 스파이크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흰쌀밥=흰쌀밥은 대표적인 고탄수화물 식품이다. 현미는 섬유질이 많아 상대적으로 낫지만 여전히 혈당에 영향을 미친다. 대안으로 베넷은 ‘콜리플라워 라이스(다진 꽃양배추밥)’를 추천했다. 이는 콜리플라워를 잘게 다져 쌀처럼 만든 저탄수·저칼로리 대체식이다.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혈당지수가 낮아 밥이나 감자의 대체식으로 좋다. 콜리플라워가 입맛에 맞지 않는다면 단백질과 미네랄이 풍부한 ‘퀴노아’도 좋은 선택이다.

▶감자=매시드 포테이토, 감자튀김 등을 즐겨 먹는 사람이 많지만, 혈당을 생각한다면 좋지 않다. 다만, 삶은 감자를 식혀 먹으면 ‘저항전분’이 생성돼 혈당 상승이 완화된다. 또 다른 대체식으로는 ‘셀러리악(뿌리 셀러리)’이 있다. 감자보다 섬유질이 많고, 비타민 B·C·K와 마그네슘·칼륨도 풍부하다. 구이나 매시드 등 다양한 조리법으로 활용 가능하다.

▶열대 과일=과일은 건강식으로 여겨지지만, 모든 과일이 혈당에 좋은 것은 아니다. 바나나·망고·파인애플 등 열대과일은 혈당을 빠르게 올린다. 대신 라즈베리·블루베리·블랙베리 등 베리류가 좋은 대안이다. 연구에 따르면 베리류를 고탄수화물 식사와 함께 섭취하면 혈당 반응이 완화된다. 다른 연구에서도 비만 남성의 고지방 식단에 매일 600g의 블루베리를 추가한 결과, 불과 일주일 만에 혈당 수치가 개선됐다. 또한, 덜 익은 바나나는 ‘저항전분’ 함량이 높아 혈당지수가 30~40으로 낮지만, 익을수록 60까지 높아진다.

◇식이섬유 먼저, 탄수화물은 마지막에
혈당 상승을 막기 위해 베넷은 두 가지 전략을 제안한다. 첫째는 고혈당지수(GI)가 높은 정제 탄수화물을 줄이는 것이고, 둘째는 탄수화물을 먹을 때는 반드시 식이섬유와 함께 먹는 것이다. 탄수화물은 입안에서부터 ‘아밀레이스’라는 효소에 의해 당으로 분해된다. 이 때문에 흰쌀, 흰빵, 파스타 등은 소화 과정에서 빠르게 당으로 전환돼 혈당을 급상승시킨다. 베넷은 “식이섬유는 위와 소장을 잇는 유문부를 일시적으로 막아 음식이 천천히 내려가도록 돕는다”며 “잎채소처럼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을 먼저 먹고, 이후 단백질과 지방, 마지막에 탄수화물을 섭취하면 혈당 상승 폭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다”고 말했다. 탄수화물을 완전히 끊을 수 없다면, 섬유질을 충분히 섭취하고 먹는 순서만 바꿔도 큰 차이를 만든다는 것이다. 또한, 일반적으로 사람은 오전에 혈당 조절이 더 잘 되므로, 늦은 시간 식사는 피하고 일정한 시간대에만 식사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