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스프리 썬골드키위’ 농가 인터뷰
11~3월 썬골드키위는 국내산
뉴질랜드와 유사한 기후·토양 갖춰
비가 오다가 갑자기 해가 뜨는 변덕스러운 날씨가 계속되던 10월 중순,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세화리 유은송 대표의 농가를 방문했다. 유은송 대표는 2019년부터 6년째 제스프리 썬골드키위를 생산하고 있는 농부다. 유 대표 농가는 제스프리의 골드키위를 재배하는 농장 중 하나다. 1800평 규모의 비닐하우스는 소담스레 몸집을 키운 키위들로 가득 차 있었다. 유 “감귤이 많은 제주도에서 경제성이 뛰어날 것 같아, 제스프리 썬골드키위를 재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유 대표 설명에 따르면 키위의 작기는 매년 3월부터 10월까지 7개월가량이다. 작기란 한 작물에 싹이 돋는 시점부터 수확하기까지의 생육 기간을 말한다. 같은 농경지에서 농작물을 두 번 심어 거두는 이모작이 안 되는 작물로, 그만큼 농부의 관심과 정성이 1년 내내 키위에 쏠린다.
제주도가 썬골드키위 재배에 최적인 이유는 제주도 고유의 기후와 토양에 있다. 화산재 토양, 배수가 잘 되고 비옥한 토질, 높은 일조량, 깨끗한 물이다. 유은송 대표는 “제스프리 썬골드키위를 잘 기르기 위해서는 뉴질랜드와 비슷한 해양성 기후와 화산재 토양을 갖출수록 좋은데 제주도가 이러한 조건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봄에 수확한 뉴질랜드 키위는 국내에서 4~11월까지 판매되고, 우리나라의 봄·여름 따뜻한 햇볕을 맞고 자란 제주산 키위는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유통된다. 한국에서 365일 키위를 맛볼 수 있게 된 배경이다.
유 대표는 키위 재배를 아이 키우는 것과 비슷하다고 표현했다. 그는 “매일 아침 눈 뜨자마자 키위 상태부터 살피며 말을 건넨다”며 “묘목때부터 클래식, 트로트 등을 틀어주니 잘 자라더라”라고 말했다. 그는 키위 농부로서 맛있는 키위를 소비자에게 제공해야겠다는 책임감을 가지며 키위에 대해 더 열심히 공부하는 중이다. 제스프리는 연 5회 이상 농가 교육을 지원하고, 농가 간의 성공 사례도 공유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한국 농가들이 뉴질랜드에 방문해 재배 노하우를 교육받고, 한국에 와서 직접 적용할 수 있다.
‘과일은 달아야 한다’는 인식이 강한 우리나라에서, 당도가 높은 썬골드키위의 인기가 높은 편이다. 흔히 달다고 느끼는 수박의 당도가 보통 11 브릭스인데, 썬골드키위는 평균 16~17 브릭스다. 제스프리에 따르면 뉴질랜드를 제외한 전 세계 수출국 가운데 한국은 이탈리아, 그리스, 프랑스에 이어 북반구 기준 네 번째로 큰 시장이다. 썬골드키위의 인기 덕분에 제스프리 국내 농가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현재 제주 및 전남 지역 제스프리 농가 수는 311개, 재배 면적은 252만㎡에 달한다. 2019년(194개) 대비 6년 새 농가 수는 약 1.5배, 재배 면적은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국내에서 한 해 출하되는 키위는 2025년 기준 약 6,025,900kg다.
썬골드키위는 부드러우면서도 새콤달콤한 맛에 남녀노소 누구나 즐겨 먹을 수 있는 과일이다. 100g당 비타민C 152mg을 함유하고 있어 한 알만 먹어도 성인의 일일 비타민C 권장 섭취량인 100mg을 충족한다. 영양소 밀도가 높은 키위는 영양 불균형 해소에도 도움이 되는 대표적인 ‘밀도 푸드’다. 한국영양학회가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일반 식단에 키위 한 알을 추가했을 때 비타민C, 엽산, 식이섬유, 비타민E 등 주요 영양소의 섭취 부족 현상이 전 연령대에서 유의미하게 개선됐다.
키위는 저혈당 식품에 속해 당뇨병 환자도 혈당 걱정 없이 먹을 수 있다. 그린키위와 썬골드키위의 혈당지수는 각각 51·48로, 저혈당식품 기준치(55)보다 낮다. 키위 속 풍부한 식이섬유는 수용성과 불용성이 적절히 균형을 이루고 있어 혈당이 천천히 오르도록 돕는다. 실제 식빵만 먹을 때보다 키위를 함께 먹었을 때 혈당이 16% 덜 올랐다는 뉴질랜드 연구 결과도 있다. 키위는 별도 조리나 믹서기 사용 없이, 껍질째 반으로 잘라 스푼으로 떠먹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