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재료 나쁜 음식]
가을 무는 ‘산삼’이라고 불린다. 무 자체가 건강에 좋지만, 가을에 나는 무는 특히 맛과 품질이 뛰어나고 영양가도 높기 때문이다. 다만, 이런 가을 무도 잘 못 먹으면 오히려 몸에 해로울 수 있다.
◇무, 생으로 먹는 게 가장 좋아
무는 생으로 먹거나 최소한으로 익혀 섭취했을 때, 소화에 가장 도움이 된다. 무에는 탄수화물을 분해하는 효소인 디아스타아제와 지방을 분해하는 효소인 리파아제가 풍부하다. 하지만 이 효소들은 열에 약해 50~70도 정도만 돼도 효능이 떨어진다. 또 무에 함유된 각종 효소, 칼슘 그리고 비타민 C는 껍질에 많기 때문에, 깨끗이 씻은 무를 껍질째 생으로 섭취하는 것이 가장 건강하게 즐기는 방법이다.
◇무조림, 나트륨 함량 주의
무를 조림으로 먹는 경우가 많은데, 조림은 나트륨 함량이 높은 편이어서 과다 섭취 시 건강에 부담이 될 수 있다. 경북대 식품영양학과 연구팀이 국내 10개 지역의 음식 600개 메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가정에서 만든 조림 요리가 외식보다 나트륨 함량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나트륨 섭취를 줄이려면 저염 간장·액젓을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무절임, 암 위험·치아 건강 유의
무절임과 같은 절임 채소는 산도가 높아 식도와 치아에 자극을 줄 수 있다. 영국 암 저널에 발표된 34개 논문 베타 분석 연구에 따르면, 절인 채소를 많이 섭취하면 식도암 발생 위험이 최대 두 배까지 증가할 수 있다. 세계암연구기금 역시 염장 보존 식품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암 발생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또한 절일 때 첨가되는 식초 속 아세트산 성분은 치아 표면을 손상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단무지, 첨가물 주의
일상에서 많이 접하는 단무지는 주원료인 무와 소금 외에 사카린나트륨, 아황산나트륨, 구연산, 비타민C, 치자황색소 등의 식품첨가물이 포함돼 있다. 사카린나트륨은 단맛을 내고, 아황산나트륨은 산패 방지와 보존 효과를 높이는 산화방지제 역할을 한다. 첨가물이 걱정된다면 단무지를 찬물에 5분 이상 담가두거나, 씻은 후 식초와 설탕을 넣은 물에 잠시 담가 조리하면 단맛과 색을 유지하면서 첨가물을 줄일 수 있다.
◇좋은 무 고르려면, 잔뿌리 많지 않고 매끄러운 걸로
무를 고를 때는 잎이 푸르고 단단하며 잔뿌리가 많지 않은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뿌리 쪽이 통통하고 위쪽 초록 부분이 넓을수록 맛이 좋으며, 들어봤을 때 묵직하고 살짝 눌렀을 때 단단한 것이 신선하다. 곧고 표면이 매끄러운 무가 가장 품질이 뛰어나다. 휘거나 쪼개진 무는 재배 과정에서 미숙 퇴비를 사용했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