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테크]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삼정 KPMG 경제연구원이 11일 ‘데이터로 여는 미래, 예측 의료의 시대’ 보고서를 통해 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이용해 미래의 건강 상태를 예측하고 대비하는 헬스케어 서비스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병·의원 중심이던 의료 서비스가 환자·소비자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다. 기존에는 건강 검진에서 치료 그리고 관리까지 모든 것이 의료 기관 내에서 이뤄졌다면, 이제는 사기업을 비롯한 다른 주체를 통해 서비스 공급 범위가 집과 지역사회로까지 확장됐다. 셀프 건강 검진 키트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의 등장으로 집에서도 간단한 건강 검진이 가능해지고, 개인의 각종 건강 관련 데이터를 이용한 맞춤형 건강 관리 서비스가 출시되며 의료 기관에 있을 때만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도 건강을 관리할 수 있게 된 것이 대표적이다.

또한, 과거에는 질병의 진단과 치료 중심이었던 건강 관리가 최근에는 예방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다. 스마트 워치, 가정용 EMS 마사지기 등 소비자용 건강 관리 기기와 수면·운동 등 생활 습관, 만성 질환 관리를 보조하는 다양한 건강 관리 솔루션이 등장하면서다.

실제로 글로벌 헬스 시장은 질병 치료·진단 분야와 예방·건강 증진 분야 모두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다만, 이용자 수 증가세는 예방·건강 증진 분야에서, 매출액 증가세는 질병 치료·진단 분야에서 더 가파르다. 2019~2029년에 글로벌 시장에서 질병 진단·치료 분야의 이용자 수는 연평균 9.5%, 예방 건강 증진 분야 이용자 수는 연평균 14.2%의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매출액은 질병 진단·치료 분야가 연평균 14.7%, 예방·건강 증진 분야가 연평균 14.1%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매출액 역시 2023년부터 2029년 사이에 연평균 3.9%씩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2023년 기준으로는 ▲진단용 의료기기 ▲건강 관리 서비스 플랫폼 ▲건강 관리 기기 ▲치료용 의료기기 ▲보건 의료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 ▲만성 질환 관리 어플리케이션 ▲원격 서비스 플랫폼의 순으로 사업 비중이 컸다. 

디지털 헬스케어 중에서도 특히 주목받는 것은 사용자의 유전체, 생활 습관, 의료 기록 등 데이터를 인공지능(AI)이 분석해 질병 발생 가능성과 치료 반응을 사전에 예측하는 ‘예측형 헬스케어 서비스’다. 이를 위해서는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며, 관리해야 한다. 이에 몸에 지니기만 해도 생활 패턴과 생체 신호 관련 데이터가 수집되는 신발, 시계, 패치, 시계, 안경, 몸에 감는 밴드 등 다양한 형태의 웨어러블 기기가 개발되고 있다.

다만, 여러 의료 기관에 흩어진 환자의 건강 관련 정보를 하나의 플랫폼에 모으는 것이 현재로서는 난관이다. 의료 정보는 개인정보 보호법상 ‘민감 정보’로 분류될 뿐 아니라, 의료법에 따라 작성·보관·열람 주체가 의료인 또는 의료 기관으로 제한된다. 이에 개인이 직접 제공한 정보가 아니라면 헬스케어 서비스 개발사가 타 기관에서 정보를 제공받아 활용하기 어렵다. 웨어러블 기기로 측정한 신체 정보가 외부 환경 요인과 센서 오차 등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는 문제도 제기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측형 헬스케어 서비스의 전망이 밝게 점쳐지는 배경에는 만성질환자 수 증가가 있다. 2014년에는 한국인의 35%가 고혈압, 당뇨, 심장 질환, 관절염, 만성 콩팥병 등 만성 질환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2023년에는 43%가 만성 질환자였다. 평균 수명이 늘고 비만 인구가 증가하며 만성 질환자는 앞으로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만성 질환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건강 문제를 예측하고 대비하는 서비스에 대한 수요 역시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