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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성심병원 LGBTQ+센터 김결희 교수./사진=강동성심병원 제공
국내 트랜스젠더와 성별다양성을 가진 사람들 다수가 성별확정수술 후 삶의 질과 자존감, 정신 건강이 뚜렷하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생식샘 제거술과 가슴·유방 수술의 만족도가 특히 높아, 성별 불일치감 해소에 의료적 개입이 효과적임을 보여줬다.

강동성심병원 LGBTQ+센터 김결희 교수와 서울대병원 공공진료센터 이선영 교수가 공동 책임연구자로 참여한 KITE 연구팀은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국내 8개 의료기관에서 최소 1가지 이상의 성별확정수술을 받은 382명을 대상으로 다기관 분석을 진행했다. KITE 연구는 한국 트랜스젠더와 성별다양성이 있는 사람들의 건강과 의료 경험을 추적하는 대규모 코호트로, 국내에서 처음으로 의료기관을 기반으로 한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구 결과, 응답자의 94.2%가 성별 표현이 개선됐다고 답했으며, 삶의 질 향상(91.0%), 자존감 향상(90.2%), 정신 건강 개선(88.9%), 성별 일치감 강화(88.4%) 등에서도 높은 긍정 반응을 보였다. 성별확정수술이 정신 건강과 삶의 질 개선에 실질적인 효과가 있다는 점이 확인된 것이다.

트랜스남성의 주요 수술은 유방절제술(99.5%)과 자궁절제술(73.7%), 트랜스여성은 고환절제술(80.7%)과 외음부형성술(63.6%)이었다. 수술별 만족도는 생식샘 제거술(85.1%), 가슴·유방 수술(77.8%), 생식기 재건 수술(62.4%), 음성 여성화 수술(56.6%) 순으로 나타났다.

첫 수술 연령의 중앙값은 26세였으며, 98.9%가 평균 5년 이상 성별확정 호르몬요법을 유지하고 있었다.

김결희 교수는 “이번 연구는 한국의 트랜스젠더와 성별다양성을 가진 사람들이 경험한 성별확정의료의 긍정적 효과를 객관적 데이터로 제시한 첫 연구”라며 “높은 만족도와 삶의 질 개선이 확인된 만큼, 의료 접근성 개선과 정책적 지원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성형재건미용외과학저널(Journal of Plastic, Reconstructive & Aesthetic Surgery)’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