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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으로 누워 잘 때 개인의 몸 상태에 맞게 방향을 조절하는 게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사람들은 보통 자신이 가장 편하다고 느끼는 자세로 잠을 잔다. 가장 좋은 수면 자세는 천장을 보고 똑바로 눕는 것이다. 체중이 몸 전체에 고르게 분포돼 척추 정렬이 바르게 유지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옆으로 누워야만 잠이 온다면, 어느 방향으로 눕는 게 나을까?

답은 개인의 몸 상태에 따라 다르다. 역류성 식도염이 있다면 왼쪽으로 누워 자는 게 좋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대 연구에 따르면 왼쪽으로 잘 때 식도에 노출되는 위산의 양이 현저히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위가 신체의 왼쪽에 치우쳐 있기 때문이다. 왼쪽으로 누우면 위 속 음식물이 아래쪽으로 자연스럽게 내려가 소화가 잘되지만, 오른쪽으로 누우면 위가 식도보다 높아져 위산이 역류할 가능성이 커진다.

변비가 있을 때는 왼쪽으로 누워 자는 것이 도움이 된다. 수면 전문가 리사 아티스 박사는 “왼쪽으로 누워 자면 중력이 소장에서 대장으로 음식물과 배설물이 원활히 이동하도록 도와 배변 활동을 촉진한다”고 했다. 반대로 설사일 때는 오른쪽으로 누워 자는 것이 유리하다. 오른쪽으로 누우면 몸의 오른쪽이 아래로 향하면서 소장에서 넘어온 변이 대장의 오른쪽, 즉 상행결장에 더 오래 머물게 된다. 이렇게 되면 변이 대장을 따라 이동하는 속도가 늦춰져 수분 흡수 시간이 늘어나고, 결과적으로 변의 빈도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임신 중인 여성에게도 왼쪽으로 자는 것이 권장된다. 임신 중기 이후에는 자궁이 커져, 옆으로 누웠을 때 자궁이 주변 조직을 압박한다. 인체의 가장 큰 정맥인 하대정맥은 몸의 오른쪽을 따라 위치하므로, 왼쪽으로 누워 하대정맥에 가는 부담을 줄이는 것이 좋다. 오른쪽으로 자면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산모의 혈압과 부종 관리가 어렵고 태아에게 가는 혈류 공급에도 이상이 생길 수 있다. 정자세로 자도 자궁이 대동맥을 눌러 혈액순환을 방해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어느 방향이든 옆으로 잘 땐 무릎 사이에 베개를 끼우고 자는 것이 좋다. 등뼈와 목의 곧은 정렬을 유지하면서 엉덩이와 다리에 가해지는 압력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엎드려 자는 자세는 피해야 한다. 엎드려 자면 목과 어깨 근육이 과도하게 긴장되고, 척추 곡선이 뒤로 젖혀져 허리와 목, 어깨 통증이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 장시간 엎드린 자세는 목 인대 손상과 척추 변형의 위험도 높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