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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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미국 시카고에 거주하던 단테 아우텔로는 자신의 공방에서 작업하던 중 실수로 스테이플건(못총)을 발사했는데 못이 뇌에 박혔다. 단테 아우텔 엑스레이(왼), 단테 아우텔(오). /사진=가디언
통증은 몸의 조직이 손상되거나 손상될 위험이 있을 때 느껴지는 불쾌한 느낌을 말한다. 몸 곳곳에 분포한 통점이 자극되고, 그 신호가 통각신경을 통해 뇌로 전달될 때 발생한다. 통증이 느껴질 때는 고통스럽지만, 통증이 있기에 우리는 건강 문제를 인식하고 바로잡을 수 있다. 통증이 ‘경고’로 작용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인간의 몸은 손상이 발생했을 때 통증을 느끼는 것이 일반적이고, 그것이 상식으로 여겨진다. 그런데 이러한 통념과 달리 뇌에 8cm 크기의 못이 박혔는데도 뇌에 통증은커녕 인지하지도 못한 남성의 사연이 알려져 화제다.

2012년 미국 시카고에 거주하던 단테 아우텔로는 자신의 공방에서 작업하던 중 실수로 스테이플건(못총)을 발사했다. 당시 아우텔로는 귀 뒤로 무언가 지나가는 소리를 들었지만 공기 누출 소리라 생각하고 무시한 채 일을 이어갔다. 이 사건으로 인한 이상 증상은 다음 날이 돼서야 나타났다. 그는 메스꺼움과 어지러움 증상을 느끼고 병원을 방문했고, 검사 결과 그의 뇌 속에 8.25cm 크기의 못이 박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뇌를 관통한 엑스레이 사진을 확인한 아우텔로는 “이거 농담이냐”며 “못이 귀를 스쳐 지나간 줄 알았다”고 말했다. 뇌에 거대한 못이 박혔는데도 통증을 느끼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 답은 ‘통각수용체’에 있다. 뇌 자체에는 통증을 느끼는 신경 세포인 통각수용체가 없어 뇌 자체만 손상되면 통증이 느껴지지 않을 수 있다. 뇌에 못이 박히는 손상을 입고도 아우텔로가 알아차리지 못한 이유 중 하나다.

그러나 여전히 불가사의한 점은 8cm가량의 못이 뇌에 박히는 과정에서 주변 경막이나 혈관, 삼차신경 부근 등에 침범했을 가능성이 농후한데 하루가 지나도록 아무런 통증을 느끼지 못했다는 점이다. 뇌 자체에 통각수용체가 없다고 해서 뇌 주변 혈관이나 뇌막 등 조직에도 없는 것은 아니다. 이와 관련해 그를 치료한 신경외과 의사 레슬리 셰퍼는 당시 매체 인터뷰를 통해, “못이 얇고 끝부분이 뾰족해 뼈가 골절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