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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TV, 음악 등 외부 자극을 차단한 채 오롯이 지루함을 견디는 '로도깅 챌린지'가 유행 중이다./사진=틱톡 캡처
소셜미디어 틱톡(TikTok)을 중심으로 ‘로도깅(Raw-dogging) 챌린지’가 화제다. 로도깅은 직역하면 ‘생생한 지루함’을 뜻하며 스마트폰, TV, 음악, 식음료 등 외부 자극을 차단한 채 오롯이 지루함을 견뎌내는 것을 의미한다. 5~10분 짧은 시간으로 시작해 한두 시간으로 점차 시간을 늘리면 디지털기기 등 도파민에 덜 의존하게 된다는 취지다.

로도깅 챌린지를 시작한 틱톡 사용자 로완은 “밥 먹을 때, 산책할 때, 심지어 화장실을 갈 때도 SNS를 스크롤 하는 모습을 보며 디지털 디톡스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고 로도깅 챌린지를 만들게 됐다”고 했다.

로도깅 챌린지에서 추구하는 외부 자극 없는 지루함은 몇몇 정신건강학적 이점이 있다. 영국 센트럴랭커셔대 심리학 전문가 샌디 만 박사는 “로도깅 챌린지로 느끼는 지루함은 창의성을 자극하고 불안을 낮추는 등 정신건강에 이롭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외부 자극 없이 시간을 보내는 상태가 되면 우리 마음이 내면을 들여다보기 시작하고 뇌가 생각을 통제하는 것을 멈춰 사물을 다양한 관점으로 보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이끌어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영국 임상심리학자 다니엘 글레이저 박사는 “로도깅은 일종의 즉흥적인 명상 세션”이라며 “강제적인 성찰이지만 우리의 마음이 산만함으로 넘쳐나는 것을 피하고 억누를 기회를 제공해 마음 챙김 수련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로도깅 챌린지를 시작한다면 무리하지 않는 적정 시간을 설정하고 점차 시간을 늘리는 식으로 목표를 세우자. 고려대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한규만 교수는 “스마트폰, TV 등 강한 도파민 자극을 일시적으로 줄이면 뇌 보상체계가 서서히 정상화된다”며 “모든 자극을 한 번에 완전히 끊기보다 짧은 목표를 세우고 달성했을 때 스스로 보상을 주는 식으로 실천하면 도파민 균형 회복과 정신적 안정에 더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