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그동안 값이 싸고 비선호 부위로 여겨졌던 내장이 최근 서구권에서 ‘지속가능한 단백질’로 주목받고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그동안 값이 싸고 비선호 부위로 여겨졌던 내장이 최근 서구권에서 ‘지속가능한 단백질’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3일(현지 시각)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유럽과 미국 등에서 내장 소비를 확대하자는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도축된 가축의 코부터 꼬리까지 버리는 부위 없이 모두 활용하자는 ‘노즈 투 테일(nose-to-tail)’ 개념이 확산하면서,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고 동물 자원의 낭비를 최소화하자는 취지다.

서구 사회에서는 오랫동안 스테이크나 양 다리처럼 근육 부위 중심의 소비가 일반적이었다. 반면 간·심장·신장 등 내장은 저가 부위로 취급돼 대량으로 수출되거나 폐기됐다. 그러나 영양학적으로 내장은 오히려 고영양 식품으로 꼽힌다. 예를 들어 간 100g에는 하루 권장 섭취량의 약 3분의 1을 넘는 철분이 들어 있으며, 단백질·비타민·미네랄·필수 지방산도 풍부하다.

환경적 측면에서도 내장 소비 확대는 의미가 크다. 같은 양의 단백질을 얻기 데 필요한 가축 수를 줄일 수 있어, 사육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과 식품 폐기량을 동시에 줄일 수 있다. 일부 지속가능성 연구자들은 이를 “윤리적 육식으로의 전환이자 현실적인 탄소 저감 방안”으로 평가한다.

하지만 인식의 장벽은 여전히 높다. 많은 서구 소비자가 여전히 내장을 ‘혐오스럽다’거나 ‘비위생적이다’고 느낀다. 영국 연구진이 육식 소비자 390명을 조사한 결과, 사회적 시선과 문화적 편견이 내장 소비를 가로막는 가장 큰 요인으로 나타났다. 건강을 중시하는 사람들은 내장 요리에 긍정적이었지만, 새로운 음식을 꺼리거나 타인의 평가를 의식하는 소비자일수록 부정적이었다.

전문가들은 내장을 안전하게 즐기려면 철저한 세척과 올바른 조리법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조리 전 핏물과 불순물을 충분히 제거하고, 내부까지 완전히 익혀야 식중독을 예방할 수 있다. 또한 채소와 함께 조리하면 소화를 돕고, 통풍 환자는 퓨린 함량이 높은 곱창류를 피해야 한다. 일반인도 콜레스테롤과 포화지방 섭취가 과도하게 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