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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최초로 건립되는 소방전문 의료기관인 국립소방병원./사진=음성군 제공
국립소방병원이 의료인력 부족으로 개원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대한한의사협회(한의협)가 한의 진료과 설치를 통해 인력을 보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4일, 한의협은 입장문을 통해 “소방공무원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질 국립소방병원이 의료인력 미확보로 개원조차 하지 못하는 현실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며 “한의 진료과 설치는 인력난 해소뿐 아니라 재난 대응 인력의 신체·정신 건강 증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소방병원은 충북 음성군에 위치한 소방공무원 치료와 연구에 특화된 병원이다. 지난 2022년 12월 착공해 지난 6월, 302병상 규모로 완공됐다. 내과, 외과,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마취통증의학과, 영상의학과, 진단검사의학과 등 7개 진료과목을 시작으로 오는 12월 개설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었지만 요건 중 하나인 의사직 정원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내년 6월 정식 개원이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협회에 따르면 현재 국립소방병원에는 한의 진료과 설치 계획이 마련돼 있지 않다. 그러나 현장 근무 특성상 화상 후유증, 근골격계 통증, 정신적 스트레스 등 복합적인 치료가 필요해 한의진료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게 협회의 주장이다.

소방공무원들도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중앙의료원이 전국 23개 시·도의 소방공무원 82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84.04%가 국립소방병원 내 한의과 설치에 찬성했고 86.12%는 한의과가 설치될 경우 치료 만족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답했다.

한의과 설치 이유로는 ▲기존 한의치료 경험이 긍정적이었다 ▲다른 치료와 함께 병행할 경우 치료 효과가 높을 것 같다 ▲소방공무원의 업무 특성을 고려한 진료가 가능하다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한의협은 “박정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국정감사에서 ‘소방관이 재난 현장에서 신체적·정신적 위험에 지속적으로 노출돼 있는 만큼 한의진료가 필요하다’고 지적했고, 소방청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며 “공공의료기관에서도 통합치유모델로 자리 잡은 한의약의 도입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한의협은 또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소방관이 건강해야 진정한 국민 안전이 완성된다”며 “정부가 조속히 국립소방병원 정상 개원과 한의 진료과 설치를 위한 특단의 조치를 내려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