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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흡연, 음주 경험이 학년이 올라갈수록 증가한 반면 가족과의 식사나 건강 관련 대화는 눈에 띄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청소년 흡연, 음주 경험이 학년이 올라갈수록 증가한 반면 가족과의 식사나 건강 관련 대화는 눈에 띄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은 30일 국내 최초의 청소년 건강행태 장기추적조사인 ‘청소년건강패널조사’ 원시자료(2019~2023년)를 공개했다. 이 조사는 2019년 당시 초등학교 6학년 학생 5051명을 대상으로 시작해 매년 동일 집단을 추적하며 ▲흡연 ▲음주 ▲식습관 ▲신체활동 등 건강행태를 분석한 것이다. 2023년 기준 4243명이 조사에 참여해 패널 유지율은 84%에 달했다.

분석 결과, 담배 제품 중 전자담배 사용이 가장 큰 증가세를 보였다. 고등학교 1학년 남학생의 액상형 전자담배 현재 사용률은 1.19%, 여학생은 0.94%로 초등학교 6학년 당시엔 사실상 ‘0’에 가까웠던 것과 대조된다. 궐련형 전자담배도 고1 남학생 0.65%, 여학생 0.24%가 사용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음주 역시 증가 추세다. ‘모금 기준’ 평생 음주 경험률은 초6 당시 36.4%에서 고1 시점 55.0%로 높아졌고 ‘잔 기준’으로는 7.5%에서 25.3%로 세 배 이상 상승했다. 현재 음주율도 0.7%에서 5.3%로 증가했다.


반면 청소년의 건강행태를 긍정적으로 이끌 수 있는 가정, 학교, 지역사회의 환경적 요인은 악화됐다. 부모와 매일 식사하는 비율은 초6 시기 66.3%에서 고1 시기 27.4%로 급감했고 건강 관련 대화를 ‘자주 한다’고 응답한 비율도 같은 기간 58.4%에서 39.5%로 떨어졌다.

학교에서 흡연 예방 교육을 받은 비율은 95.9%에서 71%로, 음주 예방 교육은 75.4%에서 45.7%로 줄어드는 등 학교 기반 건강교육의 범위도 좁아졌다. 금연 광고 노출 경험도 93.3%에서 74.2%로 감소한 반면 TV나 인터넷 등에서 흡연 장면 노출은 39.2%에서 58% 음주 장면 노출은 56.1%에서 70.5%로 크게 늘었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청소년 건강행태의 변화가 빠르게 이뤄지는 만큼 이번 장기 패널조사 원시자료가 실증 기반 정책 수립에 폭넓게 활용되기를 기대한다”며 “향후 논문경진대회, 학술대회 등을 통해 학계와 현장의 연구를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