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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피에 빨갛게 부어오른 부위 위에 비늘 모양 각질이 하얗게 덮이면 두피 건선을 의심해 볼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두피가 계속 가렵거나 비듬이 심해졌을 때 샴푸만 바꿨다가 오히려 병을 키우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지루성 피부염이 아니라 '두피 건선'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피부과 이은소 교수는 "두피 건선은 시간이 지나도 자연적으로 호전되지 않고 만성 염증이 지속하는 전신성 질환이므로 조기부터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방치 땐 합병증 위험… 심하면 탈모까지
두피 건선은 지루성 피부염과 원인이 전혀 다른 질환이지만, 대표적인 증상이 두피 가려움·비듬·각질 등으로 비슷하기 때문에 혼동하기 쉽다. 지루성 피부염은 과도한 피지 분비나 세균·곰팡이 증식이 원인이 되는 질환인 반면, 건선은 면역학적 이상으로 발생하는 질환이다. 홍반 위에 하얗게 덮이는 비늘 모양 각질인 '인설'이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두피 건선 증상은 환자가 맨눈으로 쉽게 구분하기 어렵고 치료를 미루면 다른 합병증을 겪을 수 있어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방치 시 이마, 목을 비롯한 전신으로 병변이 퍼지거나 심할 경우 탈모로 이어지며, 건선 관절염·대사증후군·뇌졸중 등 심혈관계 합병증으로도 진행될 수 있다. 일부 환자는 두피에 생긴 건선 각질을 직접 제거하기도 하는데, 이는 오히려 병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이은소 교수는 "두피 가려움이나 비듬은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흔한 증상"이라며 "대부분 지루성 피부염의 증상이며 항진균 샴푸 등을 사용하면 호전되지만, 드물게 두피 건선에 의해 생기는 경우가 있어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두피 건선, IL-23 억제제 등 표적 치료제 효과적
초기 두피 건선 치료에는 주로 항히스타민제나 바르는 약, 스테로이드 연고 등을 사용하며, 광선 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증상이 심한 환자의 경우 면역억제제를 복용하지만, 장기간 사용 시 피부 위축을 비롯한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

초기 치료만으로 증상이 낫지 않는 중증 환자들에게는 생물학적 제제(주사제) 사용을 고려할 수 있다. 생물학적 제제는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원인 물질인 '인터루킨(IL)'을 표적으로 차단해 치료 효과를 낸다. IL-23 억제제 리산키주맙을 평가한 임상 연구 결과에 따르면, 105명의 두피 건선 환자 중 60.8%가 치료 16주차에 두피 건선 중증도 평가 지수 0 또는 1을 달성해 위약(13%)을 사용했을 때보다 증상이 더 개선되는 결과를 보였다. 중증도 평가 지수 0 또는 1은 두피가 완전히 또는 거의 깨끗한 상태를 말한다. 하위 분석 결과, 투여 52주차에는 두피 건선의 94%가 개선된 것으로 보고됐다. 이은소 교수는 "최근에는 장기간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된 생물학적 제제 등 새로운 치료 선택지가 마련돼 있어 환자들이 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