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이지열 서울성모병원장(가장 우측)이 비뇨의학과 신동호 교수, 류승아 전공의(가장 좌측)와 함께 시범운영을 시작한 차세대 AI 의무기록 솔루션 'CMC GenNote'를 사용하고 있다./사진=서울성모병원 제공
서울성모병원은 인공지능 헬스케어 스타트업 ㈜퍼즐에이아이와 함께 개발한 LLM(대규모 언어 모델) 기반 차세대 AI 의무기록 솔루션 ‘CMC GenNote(젠노트)’의 시범운영을 시작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시범운영은 최근 서울성모병원과 퍼즐에이아이 양사 간에 협약한 ‘전(全)주기 생성형 의무기록 개발’ 프로젝트의 첫 성과로, 스마트병원 주도하에 의료진의 행정적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의무기록 작성 주체로서 비중이 큰 전공의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해당 솔루션은 병원이 2019년부터 운영해 온 Voice EMR(음성 전자의무기록) 시스템을 한 단계 발전시킨 것이다. 기존 시스템이 영상·병리·진단검사 분야 등에서 음성인식을 통한 ‘전사(傳寫)’에 초점을 맞춰 판독문을 생성하는 데 활용됐다면, 신규 시스템은 음성만으로 필요한 서식을 호출하고 내용을 발화하면 각 서식에 맞게 가공된 내용이 전자의무기록(EMR)으로 전달되는 차세대 AI 기술이다. 화자 분리와 맥락 이해를 결합해 대화를 요약·정리하고 자동으로 서식화한다.

의료 현장은 잡음과 전문 용어가 많아 단순 음성 인식 기술로는 활용이 어렵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올인원(All-in-One) 시스템으로 도입되는 ‘CMC GenNote’는 기록자의 음성만 인식하는 특수 마이크(하드웨어)에 더해, 의료기관 특화 대규모 언어모델과 AI 에이전트(소프트웨어)가 결합해 높은 신뢰성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술을 통한 창의적 해법으로, 병원은 이를 통해 의료진의 근무 부담을 덜고 번아웃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이는 최종적으로 환자와의 직접 소통 시간을 늘려 진료의 질과 환자 만족도를 동시에 높이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병원 원내에 마련된 체험존에서 솔루션을 사용해 본 류승아 전공의(비뇨의학과)는 “체험 결과 진료 현장에서 사용하기에 만족스러운 수준으로, 향후 본 사업을 통해 병원 전체에 확산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지열 병원장은 “기술 개발 자체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의료진들에게 모니터보다는 환자의 상태를 한 번 더 볼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해주고 싶었다”며 “환자 만족도부터 전공의 수련 환경 개선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변화를 불러오는 모범사례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시범운영은 지난 9월 ‘세대를 이어가는 혁신, 미래를 준비하는 병원’이라는 취임 일성으로 임기를 시작한 이지열 병원장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의무기록 작성 부담을 줄이면 의료진과 환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고, 특히 최근 복귀한 전공의들의 수련 시간 확보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CMC GenNote 도입 실무는 서울성모병원 스마트병원(스마트병원장 정찬권 교수·병리과)이 구심점이 돼 진행하고 있다. 스마트병원은 의료진의 편리한 AI 기반 진료환경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이번 사업을 시작으로 미래 기술의 적극적인 현장 적용을 통해 ‘환자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가는 병원’을 구현해 나갈 예정이다. 또한 CMC GenNote는 시범운영 기간 외래 일부 임상과에서 순차 도입되며, 이후 본 사업 과정에서 수술실, 응급실, 병동 등으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