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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서대로 가톨릭대 의대 약리학교실 최수인 교수,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하정훈 교수,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박성수 교수, 가톨릭대 의대 약리학교실 한승훈 교수./사진=서울성모병원 제공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박성수 교수와 가톨릭대 의대 약리학교실 한승훈 교수 공동 연구팀(공동 제1저자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하정훈 교수, 가톨릭대 의대 약리학교실 최수인 교수)이 다발골수종 환자에서 골절이 사망 위험에 유의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국내 대규모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확인했다.

다발골수종은 골수에서 형질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는 혈액암이다.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국내 다발골수종 신규 환자는 2022년 기준 연간 1961건으로, 전 세계적으로 두 번째로 흔한 혈액암으로 알려져 있다. 환자의 약 80%는 진단 당시 골용해 병변을 동반하며, 이로 인한 병적 골절은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사회경제적 부담을 높인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2009년부터 2020년까지 다발골수종으로 진단받은 환자 9365명과 성별·연령이 동일한 일반인 대조군 9365명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다발골수종 환자의 6년 누적 골절 발생률은 10.2%로, 일반인 대조군의 8.3%보다 유의미하게 높았다. 부위별로는 척추 골절 위험이 1.36배, 고관절 골절 위험이 1.47배 높았다.

연구팀은 특히 다발골수종 진단 후 1년 이내 골절이 발생하면 사망률이 뚜렷하게 증가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진단 1년 내 골절을 경험한 환자군은 비골절 환자군보다 사망 위험이 1.37배 높았으며, 부위별로는 척추 골절 1.39배, 고관절 골절 2.46배, 상지 골절 1.94배로 모든 유형에서 사망 위험이 증가했다. 특히 고관절 골절은 사망률을 2배 이상 높이는 가장 치명적인 요인으로 나타났다.

다발골수종 환자에서 골절 위험이 큰 이유는 골수종 세포의 침윤으로 인한 골항상성 파괴 때문이다. 골수종 세포는 파골세포 활성을 높이고 조골세포 기능을 저하해 골용해 병변을 유발한다. 또한 골세포가 분비하는 RANKL(수용체 활성화 핵인자 카파-B 리간드), 스클레로스틴, Dickkopf-1 등의 분자 조절이 교란돼 골수 미세환경이 변화하고 골절 위험이 커진다. 고관절 골절의 경우 기능 저하와 장기 침상안정으로 인해 욕창·감염·폐렴 등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사망률 상승으로 이어진다.


연구팀은 진단 초기부터 골절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적극적인 약물치료와 환자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항골흡수제의 장기 사용에 부작용 우려가 있지만, 다발골수종 환자에서는 치료의 이득이 이를 상회하므로 예방적 치료가 필수다.

이번 연구는 국내 최초로 전국 단위 보험데이터를 활용해 다발골수종 환자의 골절 발생률을 부위별로 분석하고, 골절과 사망률의 연관성을 규명했다는 의의가 있다. 연구 결과는 다발골수종 환자에서 골절이 단순한 합병증이 아니라 생존과 직결되는 중요한 예후 인자임을 보여주며, 임상 현장에서 예방 관리 전략 수립의 근거를 제시한다.

하정훈 교수는 “다발골수종 환자에서 골절은 단순한 합병증이 아니라 생존과 직결되는 중요한 요인이므로 이를 예방하기 위한 적극적인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박성수 교수는 “이번 연구는 국내 빅데이터를 활용해 환자 치료 전략에 실질적인 근거를 제시했으며, 다발골수종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골절 예방 관리가 반드시 병행돼야 함을 보여준다”며 “골절 위험 최소화를 위한 치료와 관리 전략의 근거로 활용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Scientific Reports’ 7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