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우회 탐방]
한국이분척추증환우협회 양은경 부대표
‘이분척추증’은 태어날 때부터 척추 신경이 손상된 상태인 희귀난치성질환이다. 신경 손상 정도나 위치에 따라 배변, 보행 등에 어려움을 겪는다. 특히 환자의 90% 이상은 대소변 장애가 있으며, 소변과 대변을 적절하게 계속 비우는 도뇨(소변을 빼내는 과정)·관장(대변을 빼내는 과정) 카테터 사용이 필수다. 그런데 현재 도뇨 카테터는 1일 최대 여섯 개 한도로 급여 제한이 있고, 관장 카테터는 아예 급여가 되지 않는다. 이로 인해 많은 환자들이 경제적 부담에 시달릴 뿐 아니라, 수분 부족, 비뇨기계 합병증 등과 같은 문제를 겪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이분척추증환우협회 양은경 부대표(48·서울시 서대문구)를 만나 국내 이분척추증 환자들의 치료 환경에 대해 들어봤다. 그의 딸은 19년째 이분척추증을 앓고 있다.
-자녀가 언제 어떻게 이분척추증 진단을 받았나?
“이분척추증은 선천성 질환이라 태어날 때부터 등에 혹이 튀어나온 것처럼 보이는 등의 증상으로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우리 아이는 겉으로 보기엔 문제가 없어 8개월간 몰랐다. 기어 다닐 때가 됐는데 다리에 힘이 너무 없어 기어 다니지 못하고 몸을 일으키지 못했다. 당시 부산에 잠시 내려가 거주하던 터라 부산 병원에서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한 뒤 이분척추증이라는 걸 알게 됐다.”
-다른 환자들에 비해 척수 신경 손상 정도가 심했다고?
“아이는 척수 신경 손상 정도가 상위 10%에 해당될 만큼 손상도가 높은 편이다. 방광이 작아 두 시간마다 도뇨를 해야 해 24시간 동안 밤낮없이 늘 대기했다. 그때는 도뇨 카테터 급여화 전이라 소독해서 다시 사용하곤 했다. 외출할 때는 소변이 새는 경우도 많아 늘 여벌옷을 챙겨 다녔다. 일상생활조차 어려웠다. 어린이집 입소할 때부터 거부를 당한 적이 있고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는 혹시 몰라 학교 5분 거리로 이사했다. 다행히 항문 쪽 신경은 조금 살아있어 변비가 있긴 하지만 스스로 대변을 볼 수 있는 상태다. 타인이 직접 방향을 잡는 유모차보다는 아이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휠체어가 더 낫다고 판단해 휠체어로 이동하고 있다. 현재는 6개월에 한 번씩 정형외과, 한 달에 한 번 비뇨기과 등 꾸준히 정기 진료를 받고 있다.”
-학업을 이어가기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아이가 다닐 학교를 고심할 때도 학교의 역사보다는 휠체어로 잘 다닐 수 있는지 도뇨하기에 어려움이 없는지 등을 우선 고려했다. 다행히 아이가 주체적으로 학교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다. 현재는 대한민국장애인 노르딕스키 국가대표로도 활동 중이다”
-운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매일 받던 재활 치료에서 시작한 수영이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수동적인 재활이 아닌 주체적으로 몸을 움직이는 활동이라는 점에 흥미를 느껴 점차 실력이 늘었고 전국장애학생체전 등에 출전해 메달을 따며 자신감을 얻었다. 이후 노르딕스키로 종목을 넓혔는데 국가대표로 스카우트됐다. 올해는 체육대학교에 입학해 혼자 장애인 콜택시, 지하철 등을 타고 통학하며 성적도 상위권을 유지했다. 지금은 2026년 패럴림픽 출전을 앞두고 휴학을 한 뒤 평창에서 합숙을 하고 있다. 몸이 불편하다는 점에 좌절하지 않고 자기 목표에 집중하고 즐기며 자신만의 속도로 나아가는 모습이 자랑스럽다. 협회에 아이가 메달을 따고 운동을 즐기는 모습을 많이 올리다 보니 환우회 내에서도 스키, 휠체어 레이싱, 볼링 등 운동하는 친구들이 많이 생겼다.”
-자녀가 언제 어떻게 이분척추증 진단을 받았나?
“이분척추증은 선천성 질환이라 태어날 때부터 등에 혹이 튀어나온 것처럼 보이는 등의 증상으로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우리 아이는 겉으로 보기엔 문제가 없어 8개월간 몰랐다. 기어 다닐 때가 됐는데 다리에 힘이 너무 없어 기어 다니지 못하고 몸을 일으키지 못했다. 당시 부산에 잠시 내려가 거주하던 터라 부산 병원에서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한 뒤 이분척추증이라는 걸 알게 됐다.”
-다른 환자들에 비해 척수 신경 손상 정도가 심했다고?
“아이는 척수 신경 손상 정도가 상위 10%에 해당될 만큼 손상도가 높은 편이다. 방광이 작아 두 시간마다 도뇨를 해야 해 24시간 동안 밤낮없이 늘 대기했다. 그때는 도뇨 카테터 급여화 전이라 소독해서 다시 사용하곤 했다. 외출할 때는 소변이 새는 경우도 많아 늘 여벌옷을 챙겨 다녔다. 일상생활조차 어려웠다. 어린이집 입소할 때부터 거부를 당한 적이 있고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는 혹시 몰라 학교 5분 거리로 이사했다. 다행히 항문 쪽 신경은 조금 살아있어 변비가 있긴 하지만 스스로 대변을 볼 수 있는 상태다. 타인이 직접 방향을 잡는 유모차보다는 아이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휠체어가 더 낫다고 판단해 휠체어로 이동하고 있다. 현재는 6개월에 한 번씩 정형외과, 한 달에 한 번 비뇨기과 등 꾸준히 정기 진료를 받고 있다.”
-학업을 이어가기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아이가 다닐 학교를 고심할 때도 학교의 역사보다는 휠체어로 잘 다닐 수 있는지 도뇨하기에 어려움이 없는지 등을 우선 고려했다. 다행히 아이가 주체적으로 학교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다. 현재는 대한민국장애인 노르딕스키 국가대표로도 활동 중이다”
-운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매일 받던 재활 치료에서 시작한 수영이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수동적인 재활이 아닌 주체적으로 몸을 움직이는 활동이라는 점에 흥미를 느껴 점차 실력이 늘었고 전국장애학생체전 등에 출전해 메달을 따며 자신감을 얻었다. 이후 노르딕스키로 종목을 넓혔는데 국가대표로 스카우트됐다. 올해는 체육대학교에 입학해 혼자 장애인 콜택시, 지하철 등을 타고 통학하며 성적도 상위권을 유지했다. 지금은 2026년 패럴림픽 출전을 앞두고 휴학을 한 뒤 평창에서 합숙을 하고 있다. 몸이 불편하다는 점에 좌절하지 않고 자기 목표에 집중하고 즐기며 자신만의 속도로 나아가는 모습이 자랑스럽다. 협회에 아이가 메달을 따고 운동을 즐기는 모습을 많이 올리다 보니 환우회 내에서도 스키, 휠체어 레이싱, 볼링 등 운동하는 친구들이 많이 생겼다.”
-이분척추증 환우들이 겪는 어려움은 무엇인가?
“공통적으로 대소변 관리가 가장 큰 문제다. 하루에도 여러 번 자가도뇨를 해야 하니 정신적·육체적으로 피로해질 뿐 아니라 요로 감염, 소변 역류 등으로 인한 합병증을 겪기도 일쑤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의 화장실 시설이 미비하고 교사들의 협조가 부족해 입학 거부를 당하거나 기저귀를 차는 일 또한 흔하다. 첫 사회생활부터 다른 아이와 다르다는 사실을 인지하면서 심리적인 위축을 겪는다. 학교에 입학한 후로는 또 다른 문제가 생긴다. 오픈된 화장실 구조 탓에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기도 하고 대소변 장애로 체육활동에 적극 참여하지 못하면서 소외되기도 한다. 겉으로 질환이 티가 안 나니 뛰거나 줄넘기를 하면 소변이 새는 문제가 생기는 아이들도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대체 과제가 허용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이 시기부터 또래 간 갈등이나 부끄러움 등이 크게 와 닿을 때라 도뇨에 소홀해지거나 물을 덜 마시는 등의 문제로 이어진다. 성인기에 접어들면 독립할 시기에 제때 독립하거나 직장을 구하지 못하면서 경제적인 부담이 커진다. 도뇨 카테터는 급여 수량이 여섯 개로 제한돼 부족하면 빌려 쓰거나 재사용하는 위생 문제가 있고 관장 카테터는 급여가 되지 않아 개당 1만 원, 한 달이면 수십만 원의 비용이 든다. 이런 현실 때문에 환우들끼리 ‘오줌권을 보장해 달라’는 말을 우스갯소리로 할 정도다.”
-지금까지 한국이분척추증환우협회의 성과는?
“한국이분척추증환우협회는 이분척추증, 척수수막류, 척추 지방종 등 선천성 척추질환을 가진 환우와 가족이 모여 만든 비영리단체다. 현재 온라인 카페 회원수는 약 200여 명이고 일곱 명의 운영진과 각 지역의 지역장을 중심으로 지역별 모임과 행사를 이어가고 있다. 연 1회 전국 단위로 진행되는 총회와 운동회, 가족 소풍 등 대면 모임을 진행하며 온라인에서는 지속적인 소통, 정보 공유를 한다. 환우와 가족들의 목소리를 모아 사회제도 개선 촉구 토론회 등에 참여하며 사회적인 활동을 이어가는 중이다. 선배 환우들이 보건복지부와 청와대에 진정서를 제출하는 등 적극 노력해 준 덕분에 산정특례 적용, 개수 제한이 있지만 도뇨 카테터 건강보험 급여화가 이뤄졌다. 경제적·정서적 지원 체계를 갖추기 위한 노력도 진행 중이다. 매달 1만 원씩 회비를 모아 의료비, 장학금 등을 후원하고 학교에 대소변 장애 학생 지원 공문을 발송하기도 한다.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인식개선활동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환우회의 다음 목표는 무엇인가?
“가장 큰 목표는 이분척추증 환자들이 마음 편히 화장실 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지금은 도뇨 카테터가 하루 여섯 개까지만 급여돼서 필요한 만큼 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 독일, 영국 등 다른 나라에서는 필요한 만큼 소모품을 지급하는데 우리나라도 이런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 도뇨 카테터 급여 수량 확대와 관장 카테터 급여화가 최우선 과제다. 심리·정서적 지원 체계를 만들기 위해서도 노력할 예정이다. 부모와 가족들은 아이가 병을 진단받은 직후부터 평생 돌봄을 이어가지만 심리 상담이나 정서 지원이 마련돼 있지 않다. 또래지지 모임도 활성화하고 싶다. 같은 병을 앓고 있는 환우끼리 만나면 ‘나만 이런 게 아니구나’라며 힘을 얻는다. 서울 일부 병원 외에는 프로그램이 거의 없거나 접근성이 떨어져 전국 단위 교류 활동을 추진 중이다. 지금까지 환우회가 보호자 중심으로 진행돼 왔다면 앞으로는 성인이 된 환우들이 직접 주도할 수 있게끔 하는 게 궁극적인 목표다.”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아이가 자라면서 무언가를 선택할 때가 되면 항상 ‘너 행복하겠니?’라고 질문했다. 행복을 느낀 아이의 기억이 자라고 난 뒤에도 당당하게 살 수 있는 자양분이 된다는 생각에서다. 이분척추증 환우들이 불편한 몸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그 안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길 바란다. 따뜻한 배려 속에서 자라나 단단한 어른으로 성장해, 몸이 조금 불편하지만 그래도 소중한 일원임을 느꼈으면 한다. 그러면 이 아이들이 더 따뜻한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 같고 그걸 보면서 성장하는 아이들도 더 큰 세상을 만들 수 있다. ‘장애인이 비장애인처럼 살아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지금 이 모습 그대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공통적으로 대소변 관리가 가장 큰 문제다. 하루에도 여러 번 자가도뇨를 해야 하니 정신적·육체적으로 피로해질 뿐 아니라 요로 감염, 소변 역류 등으로 인한 합병증을 겪기도 일쑤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의 화장실 시설이 미비하고 교사들의 협조가 부족해 입학 거부를 당하거나 기저귀를 차는 일 또한 흔하다. 첫 사회생활부터 다른 아이와 다르다는 사실을 인지하면서 심리적인 위축을 겪는다. 학교에 입학한 후로는 또 다른 문제가 생긴다. 오픈된 화장실 구조 탓에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기도 하고 대소변 장애로 체육활동에 적극 참여하지 못하면서 소외되기도 한다. 겉으로 질환이 티가 안 나니 뛰거나 줄넘기를 하면 소변이 새는 문제가 생기는 아이들도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대체 과제가 허용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이 시기부터 또래 간 갈등이나 부끄러움 등이 크게 와 닿을 때라 도뇨에 소홀해지거나 물을 덜 마시는 등의 문제로 이어진다. 성인기에 접어들면 독립할 시기에 제때 독립하거나 직장을 구하지 못하면서 경제적인 부담이 커진다. 도뇨 카테터는 급여 수량이 여섯 개로 제한돼 부족하면 빌려 쓰거나 재사용하는 위생 문제가 있고 관장 카테터는 급여가 되지 않아 개당 1만 원, 한 달이면 수십만 원의 비용이 든다. 이런 현실 때문에 환우들끼리 ‘오줌권을 보장해 달라’는 말을 우스갯소리로 할 정도다.”
-지금까지 한국이분척추증환우협회의 성과는?
“한국이분척추증환우협회는 이분척추증, 척수수막류, 척추 지방종 등 선천성 척추질환을 가진 환우와 가족이 모여 만든 비영리단체다. 현재 온라인 카페 회원수는 약 200여 명이고 일곱 명의 운영진과 각 지역의 지역장을 중심으로 지역별 모임과 행사를 이어가고 있다. 연 1회 전국 단위로 진행되는 총회와 운동회, 가족 소풍 등 대면 모임을 진행하며 온라인에서는 지속적인 소통, 정보 공유를 한다. 환우와 가족들의 목소리를 모아 사회제도 개선 촉구 토론회 등에 참여하며 사회적인 활동을 이어가는 중이다. 선배 환우들이 보건복지부와 청와대에 진정서를 제출하는 등 적극 노력해 준 덕분에 산정특례 적용, 개수 제한이 있지만 도뇨 카테터 건강보험 급여화가 이뤄졌다. 경제적·정서적 지원 체계를 갖추기 위한 노력도 진행 중이다. 매달 1만 원씩 회비를 모아 의료비, 장학금 등을 후원하고 학교에 대소변 장애 학생 지원 공문을 발송하기도 한다.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인식개선활동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환우회의 다음 목표는 무엇인가?
“가장 큰 목표는 이분척추증 환자들이 마음 편히 화장실 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지금은 도뇨 카테터가 하루 여섯 개까지만 급여돼서 필요한 만큼 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 독일, 영국 등 다른 나라에서는 필요한 만큼 소모품을 지급하는데 우리나라도 이런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 도뇨 카테터 급여 수량 확대와 관장 카테터 급여화가 최우선 과제다. 심리·정서적 지원 체계를 만들기 위해서도 노력할 예정이다. 부모와 가족들은 아이가 병을 진단받은 직후부터 평생 돌봄을 이어가지만 심리 상담이나 정서 지원이 마련돼 있지 않다. 또래지지 모임도 활성화하고 싶다. 같은 병을 앓고 있는 환우끼리 만나면 ‘나만 이런 게 아니구나’라며 힘을 얻는다. 서울 일부 병원 외에는 프로그램이 거의 없거나 접근성이 떨어져 전국 단위 교류 활동을 추진 중이다. 지금까지 환우회가 보호자 중심으로 진행돼 왔다면 앞으로는 성인이 된 환우들이 직접 주도할 수 있게끔 하는 게 궁극적인 목표다.”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아이가 자라면서 무언가를 선택할 때가 되면 항상 ‘너 행복하겠니?’라고 질문했다. 행복을 느낀 아이의 기억이 자라고 난 뒤에도 당당하게 살 수 있는 자양분이 된다는 생각에서다. 이분척추증 환우들이 불편한 몸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그 안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길 바란다. 따뜻한 배려 속에서 자라나 단단한 어른으로 성장해, 몸이 조금 불편하지만 그래도 소중한 일원임을 느꼈으면 한다. 그러면 이 아이들이 더 따뜻한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 같고 그걸 보면서 성장하는 아이들도 더 큰 세상을 만들 수 있다. ‘장애인이 비장애인처럼 살아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지금 이 모습 그대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