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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움안과 최진영 원장
안내렌즈삽입술(렌즈삽입술)은 각막을 깎지 않고 눈 속에 특수 렌즈를 삽입해 근시와 난시를 교정하는 시력교정술이다. 빠른 시력 회복과 가역성(수술 전 상태로 복구 가능)이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과거 렌즈삽입술은 주로 고도근시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됐지만, 최근에는 근시가 경미하더라도 각막이 얇거나 각막 후면부 형태가 볼록한 경우, 각막 내구성(각막강성도)이 약한 경우, 혹은 원추각막증 환자의 난시 교정 등에도 적용되고 있다.

렌즈삽입술은 레이저 시력교정술과 달리 각막을 보존하면서 특수 렌즈를 삽입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수술 가능한 도수 범위가 넓다. 수술 전 설계부터 수술 과정 전반이 별도의 자동 장비보다는 집도의의 정교한 기술과 판단에 의존한다.

국내에서 주로 사용하는 후방렌즈형 ICL(Implantable Collamer Lens)은 렌즈 크기 선택이 시력의 질과 부작용 예방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필자는 렌즈가 눈 속에서 자리 잡을 공간인 Vaulting(볼팅, 렌즈와 수정체 사이 거리) 과 CLR(Crystalline Lens Rise, 수정체 높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적의 렌즈 사이즈를 결정한다. 실제 수술 시에는 변수에 대비해 적합한 크기의 렌즈뿐 아니라, 위·아래 한 단계씩 다른 두 가지 사이즈의 렌즈를 추가로 준비한다.

ICL 중 토릭 ICL 렌즈(Toric ICL)는 근시와 난시를 동시에 교정할 수 있지만, 안구 내 렌즈 회전을 억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난시는 근시와 달리 방향성이 있어 렌즈가 조금이라도 회전하면 정확한 시력 교정이 어렵기 때문이다.


렌즈삽입술은 안구 내에 렌즈를 삽입하기 때문에, 생체적합성과 제품 신뢰성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필자가 주로 사용하는 EVO ICL 렌즈는 미국 FDA 승인 렌즈로, 콜라머(Collamer) 재질로 제작된다. 콜라머는 인체에 친화적인 생체적합 물질로 유연하고 투명하며, 눈 속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된다. 신형 ICL 렌즈의 중앙에는 방수홀이 설계되어 있어 렌즈 전후면의 영양 공급과 노폐물 배출을 원활하게 한다. ICL 렌즈는 특별한 질환이 없는 한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최근에는 과거 라식·라섹 후 발생한 퇴행성 근시의 재교정을 위해 렌즈삽입술을 시행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 경우 단순히 돗수만 고려하기보다, 야간 빛 번짐·눈부심 등 시력의 질에 영향을 주는 ‘고위수차(Higher-order Aberration)’를 정밀 검사해야 한다. 만약 기존 라섹 수술로 인해 각막이 불규칙하다면, 렌즈삽입술만으로는 충분한 만족도를 얻기 어렵다. 이런 경우 커스텀아이즈(CustomEyes) 수술을 통해 각막을 먼저 정상화한 뒤, 2차로 렌즈삽입술을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필자를 포함한 본원 의료진은 지난해 ‘ICL 렌즈삽입술 10년 장기 임상결과’를 SCI 논문으로 발표한 바 있다. 연구 결과, 시력은 장기간 안정적으로 유지됐으며, 렌즈삽입술로 인한 백내장·녹내장 등 중대한 합병증은 보고되지 않았다. 다만 수술 전 내피세포 밀도가 낮은 환자의 경우에는 보다 신중한 접근과 면밀한 사후 관리가 필요했다.

렌즈삽입술의 성공은 철저한 사전 검사를 통해 적합한 후보군을 선별하고, 수술 후 정기검진을 성실히 받는 데 달려 있다. 의료진의 세밀한 설계와 환자의 꾸준한 시력 관리 인식이 함께할 때, 렌즈삽입술은 가장 안전하고 정밀한 시력교정술이 될 수 있다.

(*이 칼럼은 아이리움안과 최진영 원장의 기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