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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저녁엔 탄수화물을 피해야 한다’는 말,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다이어트나 혈당 조절을 위해 흔히 권장되는 방법이지만, 전문가들은 ‘언제 먹느냐’보다 ‘무엇을, 어떻게 먹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미국의 공인 영양사 앨리슨 헤리스가 소개한 밤에 먹기 좋은 탄수화물과 피해야 할 탄수화물을 알아본다.

◇밤에 먹는 탄수화물, 혈당·수면에 영향 줄 수 있어
탄수화물은 단백질, 지방과 함께 3대 영양소 중 하나로, 체내에서 당으로 분해돼 혈액 속으로 흡수된다. 언제 먹든 혈당은 일정 수준 올라가지만, 밤에는 인슐린 민감도가 낮아져 혈당 조절이 어렵다. 즉, 같은 양을 먹더라도 오전에 섭취할 때 에너지원으로 더 효율적으로 사용된다.

탄수화물 섭취는 수면의 질과도 밀접하다. 잠자기 직전 탄수화물을 과다 섭취하면 혈당이 급상승하고 깊은 수면(비REM 수면의 서파수면)이 줄어든다. 반면, 취침 3~4시간 전 복합 탄수화물을 적당히 섭취하면 잠드는 시간이 짧아지고 수면의 질이 좋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다만, 이런 효과는 개인의 대사 상태나 식습관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결국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맞는 ‘탄수화물 섭취 시간’은 없다. 다만, 연구에 따르면 우리 몸은 오전에 탄수화물을 더 효율적으로 처리한다. 당뇨병 등 혈당 관리가 필요한 사람은 아침과 점심 위주로 탄수화물을 섭취하는 게 좋고, 저녁에 운동을 하거나 신체 활동량이 많은 사람은 밤에도 복합 탄수화물을 일정 부분 섭취해 에너지를 보충할 수 있다.

저녁에 탄수화물을 완전히 피할 필요는 없다. 대신 섬유질이 풍부한 복합 탄수화물을 단백질과 함께 먹으면 혈당 급상승을 억제하고 포만감도 유지할 수 있다.

◇밤에 먹기 좋은 탄수화물
밤에 출출할 때는 정제 탄수화물 대신 복합 탄수화물을 고르는 것이 좋다. 콩과 렌틸콩은 단백질과 식이섬유가 풍부해 혈당을 안정시키고, 마그네슘이 많아 숙면에도 도움을 준다. 과일은 천연 식이섬유와 멜라토닌·세로토닌 등 수면을 유도하는 성분도 함께 들어 있다. 특히 키위는 숙면을 돕는 대표 과일로 알려져 있다.

또한 고구마나 단호박 같은 전분 채소는 섬유질과 칼륨이 풍부해 근육 이완과 수면 질 개선에 도움이 된다. 유제품 역시 트립토판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세로토닌과 멜라토닌 생성을 촉진한다. 통곡물도 혈당을 안정시키는 식이섬유와 마그네슘을 포함하고 있어, 수면과 혈당 조절에 모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밤에 피해야 할 탄수화물
정제 탄수화물은 밤에 피하는 것이 좋다. 이들은 섬유질과 단백질이 적어 혈당을 급격히 올리고, 장기적으로는 비만과 제2형 당뇨병 위험을 높인다. 한 연구에서는 정제 곡물을 많이 먹는 폐경기 여성에게 불면증이 더 자주 나타났다는 결과도 보고됐다. 대표적인 예로는 설탕, 아가베 시럽, 옥수수 시럽 등 첨가당, 탄산음료·단 커피음료·에너지음료, 과자·케이크·쿠키 등 간식류, 그리고 흰빵·흰쌀·흰파스타 등 정제 곡류 제품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