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혈압약은 혈압을 낮추는 작용 외에도 혈류를 조절하고, 전해질을 배설하는 등 체내 대사에 영향을 미친다. 상호작용을 고려하지 않고 영양제를 먹었다가, 의도치 않게 약효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미국 온라인 건강·웰니스 매체 'Health'에 크리스틴 힐 약사는 고혈압 환자가 복용을 주의해야 할 영양제 다섯 가지를 20일 소개했다.
▶고용량 비타민 D=비타민 D는 자외선에 노출됐을 때 체내에서 자연적으로 합성하는 성분으로, 보충제로도 섭취할 수 있다. 비타민 D는 뼈 건강과 염증 등 여러 신체 기능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매일 200~8000IU 정도의 비타민 D를 섭취하는 건 고혈압 치료에도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으로 연구를 통해 드러났다. 하지만 1만 IU 이상의 비타민 D를 섭취하면 오히려 혈압이 오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비타민 D는 인체 내에서 칼슘과 한 팀처럼 작용한다. 비타민 D가 칼슘의 흡수와 이용을 돕는다. 이 탓에 고용량의 비타민 D를 섭취하면 고칼슘혈증이 생길 수 있다. 혈중 칼슘 농도가 높으면, 혈관의 평활근이 과도하게 수축하면서 혈관이 좁아져 혈압이 상승할 수 있다. 또 고용량의 비타민 D는 고혈압 치료에 사용되는 특정 이뇨제와 상호작용을 해, 체내 칼슘이 충분히 배출되지 않도록 작용할 수도 있다.
▶감초=감초는 우리나라에서 한약재·차·건강보조식품 등에 널리 사용되는 식물로, 달콤한 맛을 내고 항염·진정 작용이 있다. 다만, 감초에 들어있는 글리시리진은 체내에서 글리시리틴산(GA)으로 변해 혈압을 높일 수 있다. 스웨덴 린셰핑대 의대 연구 결과, 하루 100mg의 저용량 감초 섭취도 혈압을 높일 수 있었다. 또 GA는 콩팥에서 호르몬 대사를 교란해 체내 나트륨 수치를 높일 수 있다. 고혈압 환자에게 주로 처방되는 이뇨제를 함께 복용하면, 칼륨 배설이 늘어 혈중 나트륨 수치는 올라가고 칼륨 수치는 감소해 부정맥 위험이 커진다.
▶세인트존스워트=세인트존스워트는 주로 유럽에서 우울증·완경 증상 완화에 사용된 허브로,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수입 건강보조식품 형태로 자주 활용된다. 이 허브는 고혈압 치료제를 포함해 피임약, 항우울제, 면역억제제, 항암제 등 다양한 약물과 상호작용을 일으켜, 섭취를 주의해야 한다. 고혈압 약물 중에는 니페디핀(칼슘통로차단제), 탈리놀롤(베타차단제), 베라파밀(칼슘통로차단제) 등의 성분이 정상적으로 흡수되는 것을 막는다고 알려져있다.
▶아르니카=아르니카는 유럽에서 멍이나 근육통 완화에 활용되는 허브로,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화장품 원료나 마사지 크림 등에 사용된다. 경구 복용하게 될 경우 독성을 띨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부작용으로 고혈압, 출혈 증가, 구토, 설사, 심장 등이 알려져 있다.
▶비터 오렌지=감귤류 식물의 껍질 추출물을 말한다. 해외에서는 다이어트 보조제 성분으로 알려져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한의학에서 예로부터 사용됐다. 비터오렌지에는 교감신경을 자극하는 성분이 있어 혈압·심박수 증가 부작용이 보고된 적이 있다. 이런 작용으로 헝가리 세게드대 연구 결과, 비터오렌지 보충제는 뇌졸중이나 심장마비 등의 위험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음식이나 음료에 들어있는 비터 오렌지는 안전하다.
힐 약사는 "사람마다 유전적 요인, 나이, 장 건강 등으로 특정 보충제에 대한 반응이 다를 수 있다"며 "새로운 보충제를 먹기 전에는 의사와 상담받는 걸 권장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