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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폰 타이핑 속도가 느리면 기분 장애나 기타 이유로 인지 기능이 떨어진 상태일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요즘 따라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는 기분이라면, 휴대전화로 메시지를 보낼 따 타자 치는 빠르기가 어땠는지 생각해보자. 핸드폰 타이핑 속도가 느리면 기분 장애나 기타 이유로 인지 기능이 떨어진 상태일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연구팀은 25~50세 성인 127명을 모집했다. 개중에는 기분 장애를 진단받은 사람도 있었다. 연구팀은 참여자들의 휴대전화에 타이핑 속도를 측정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한 다음, 4~5주간 이들이 문장을 쓸 때 자판을 누르는 빠르기를 측정했다. 휴대전화 자판을 눌러서 문장을 만드는 일은 주의 집중력, 계획을 세우는 능력, 운동 조절 능력 등 다양한 인지적 능력이 필요하므로 뇌가 잘 기능하고 있는지 가늠하는 실생활 지표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참여자들은 이 기간에 주의력, 작업 기억력, 정신적 유연성 등의 인지 기능을 측정하는 NIH 툴박스(NIH Toolbox) 검사와 작업 기능 그리고 숫자·문자를 번갈아 배열하는 능력을 측정하는 기호 잇기 검사 B( Trail Making Test Part B)를 받았다. 

아무런 질병 없이 건강한 참여자들의 경우, 타이핑 속도가 느릴수록 툴박스 검사 점수가 낮은 경향이 있었다. 반대로, 타이핑 속도가 빠르면 검사 결과도 좋은 편이었다. 기분 장애가 있는 사람들에게서는 타이핑 속도와 툴박스 검사 결과 간 상관관계가 그리 강하지 않았다.

다만, 기호 잇기 검사는 기분 장애와 관련이 있었다. 더 천천히, 더 자주 타이핑을 치는 사람들은 기호 잇기 검사를 수행하는 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경향이 있었다. 이러한 상관관계는 우울 증상이 심할수록 더 강하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가 스마트폰 이용 행태로부터 인지 기능 영역의 변화를 탐지할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이 연구 결과는 최근 국제 학술지 ‘정신 병리학과 임상 과학(Journal of Psychopathology and Clinical Science)’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