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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냉장고 문을 여닫는 빈도가 잦아진다면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 있지 않은지 의심해야 한다. 가정 내 사물인터넷(IoT) 센서 데이터를 활용해 개인의 정신건강 상태를 세밀하게 파악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KAIST 전산학부 이의진 교수팀은 가정 내 사물인터넷 센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의 정신건강 변화를 고해상도로 분석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청년층 1인 가구 20명을 대상으로 4주에 걸쳐 실증 연구를 수행했다. 가전제품, 수면 매트, 움직임 센서 등을 통해 IoT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스마트폰, 웨어러블 기기 데이터와 함께 분석했다.

연구 결과, 스마트폰, 웨어러블 기기만으로 측정할 때보다 가정 내 IoT 데이터를 추가할 때 정신건강의 변화를 더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었다. 참가자들은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냉장고를 더 사용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를 '폭식형'이라고 한다. 또 활동량이 급감하는 '무기력형'도 나타났다. 공통적으로, 생활 패턴이 불규칙할수록 정신 건강이 악화하는 경향이 있었다. 또 수면 시간의 감소는 우울, 불안, 스트레스 증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실내 온도도 개인의 불안과 우울에 영향을 줬다. 특정 행동의 빈도보다는 일상 패턴의 변동성이 더 정신건강에 영향을 미쳤으며 정신건강을 유지하는 핵심은 규칙적인 생활이라는 뜻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 저자 이의진 교수는 “가정 내 IoT 데이터가 개인의 생활 맥락 속에서 정신건강을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연구다”며 “향후 AI(인공지능)를 활용해 개인별 생활 패턴을 예측하고 맞춤형 코칭도 가능한 원격 의료 시스템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컴퓨팅 분야 국제 학술지 ‘ACM 인터랙티브, 모바일, 웨어러블 및 유비쿼터스 기술 회보’ 9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