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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아 교정치료 중 알레르기 반응으로 인해 입술이 퉁퉁 부어오른 14세 여아의 입./사진=큐레우스
치아 교정치료 중 쓰이는 화학 약품 때문에 입술에 극심한 혈관부종이 나타난 10대 사례가 보고됐다.

인도 바나라스 힌두대학교 의대 치과학부 의료진은 14세 여성 A양이 부정교합을 개선하고자 병원을 찾았다고 했다. 의료진은 치과 교정 장치를 부착하기 전 ‘에칭(etchant)’ 작업을 했다. 에칭은 치과 재료 표면을 화학적으로 처리해 접착력을 높이는 과정이다. 교정치료를 할 땐 치아 표면에 에칭제를 먼저 도포한다. 교정장치 보철물을 부착하기 전 치아 표면을 약간 부식시켜 접착제와의 결합력을 극대화시키기 위해서다. 바나라스 힌두대학교 의대 의료진은 37% 인산 성분의 약품을 사용했다.

그런데 에칭 과정 중 A양의 윗입술 점막이 에칭액을 도포하는 기기 끝부분에 닿았다. 의료진은 에칭액이 닿은 부분을 즉히 물로 헹궈 산(酸)을 중화하고 조직 손상을 방지하는 조치를 취했다. 그리고 치료를 재개해 접착제를 사용해 브라켓(교정장치)을 접착시켰다.

브라켓을 붙이는 시술 후 약 30분이 지났을 때 A양이 입술이 타는듯하다며 작열감을 호소했다. 이어 오른쪽 윗입술과 아랫입술 오른쪽 부위에 작은 부종이 생긴 것이 확인됐다. 부종은 윗입술 중앙선을 따라 확장되는 모양새였다. 의료진은 “부종이 갑작스럽게 발생했고 크기가 점차 커졌다”고 덧붙였다.

의료진은 에칭제 노출에 의한 알레르기로 판단했다. 이에 알레르기 치료약인 정맥 항히스타민제, 전신 코르티코스테로이드 등을 투여했다. A양에겐 입술에 계속 냉찜질을 할 것을 권했고, 수분을 충분히 마셔서 적절한 체액 균형을 유지하도록 했다. 다행히 24시간 후 부종이 크게 줄어들었고, 입속에 점막이 약간 괴사된 게 확인됐다. 통증, 압통, 홍반 등은 없었다. 증상 발생 48시간 후엔 입술 부기가 훨씬 줄어들며 회복된 것이 확인됐다.

의료진은 “알레르기 원인 물질이 구강 점막을 통해 흡수되면 피부로 흡수될 때보다 알레르기 증상이 더 빠르고 심하게 나타난다는 보고가 있다”며 “이번 사례 역시 구강 점막으로 원인 물질이 흡수되면서 강한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교정치료 중 발생할 수 있는 알레르기 반응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사례는 ‘큐레우스’ 저널에 지난 20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