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약품은 지난 17~21일(현지 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종양학회(ESMO 2025)에 참가해 EZH1/2 이중저해제 ‘HM97662’의 임상 1상 연구 결과를 포스터로 발표했다고 22일 밝혔다.
HM97662는 EZH1과 EZH2 단백질을 동시에 억제하는 이중 저해 기전을 통해 기존 EZH2 선택적 저해제 대비 우수한 항암 효능과 내성 극복 가능성을 갖춘 표적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 ‘유전자 조절 스위치’로 불리는 EZH1과 EZH2 단백질은 암 세포 성장과 분화를 조절하는 주요 인자로, 이 두 단백질을 동시 억제해 ‘폴리콤 억제 복합체 2(PRC2)’의 기능을 차단하고 암세포 성장 억제 효과를 강화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학회에서 한미약품은 HM97662의 임상 1상 시험에서 진행성 또는 전이성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안전성·내약성·약동학 특성을 평가한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임상에는 총 28명의 환자가 참여했으며, 50~350mg 범위 7개 용량군으로 나뉘어 하루 1회씩 약을 투여 받았다. 대부분 환자가 4차 이상 표준 치료를 경험했으며, 대안 치료제가 제한된 고위험군이었다.
발표에 따르면, 일부 환자에서 초기 항종양 활성이 관찰됐다. HM97662는 치료 중단 또는 사망을 초래하는 중대한 독성 없이 관리 가능한 안전성을 나타냈으며, 일부 환자에서는 ‘부분관해’와 ‘장기 안정병변’이 관찰됐다.
임상 책임 연구자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김범석 교수는 “진행성 또는 전이성 고형암 환자에서 긍정적인 항종양 효과가 관찰된 데다, 일부 환자에서는 부분관해가 나타나고 장기간 안정병변을 유지하며 항암 치료를 지속한 점이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한편, HM97662는 현재 한국과 호주에서 진행성 또는 전이성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단일 제제 투여를 통한 안전성·내약성을 평가하는 글로벌 임상 1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한미약품 ONCO임상팀 노영수 이사는 “향후 다양한 암종으로 적응증을 확장하며 새로운 항암 치료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