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톡톡] 황주민 안산고든병원 대표원장

국내 척추관협착증 환자 180만명
방치하다 삶의 질까지 떨어뜨려
내시경 수술, 단방향·양방향 가능

환자 상태 고려한 '맞춤 수술' 필수
한국 수술 기술, 세계가 주목
환자 신뢰 바탕으로 치료 이뤄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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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고든병원은 2013년부터 현재까지 척추 수술을 7000례 이상 시행했다.(왼쪽부터 안산고든병원 정형외과 허동 원장, 김현겸 원장, 신경외과 황주민 대표원장, 소완수 원장) /정하림 헬스조선 객원기자
척추관협착증은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증가하고 있는 대표적 퇴행성·노인성 질환 중 하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국내 척추관협착증 환자 수는 2017년 164만7147명에서 2021년 179만9328명으로 증가했다. 척추는 몸의 기둥으로 불릴 만큼 안정성이 매우 중요한 부위다. 척추관협착증 증상이 지속될 경우 극심한 허리 통증을 유발하는 것은 물론, 삶의 질까지 저하될 수 있다.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중요한 이유다. 척추 수술을 7000례 넘게 집도한 황주민 안산고든병원 대표원장을 만나 척추 질환 치료의 중요성과 치료법에 대해 물었다.

척추 질환, 조기 진단·치료 중요

-척추관협착증은 어떤 증상을 유발하나?

"척추관협착증은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신경을 압박해 통증과 기능 저하가 발생하는 질환이다. 허리를 뒤로 젖힐 때 통증이 생기거나, 다리가 저리고 걷는 것이 불편해지는 것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허리가 앞으로 굽고 보행 거리도 짧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초기에는 단순한 요통으로 오인되기 쉬우나, 방치할 경우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적극적인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근본적인 척추 치료법은?

"척추 질환 초기에는 약물이나 주사 등 보존 치료가 적용된다. 그래도 통증이 낫지 않으면 수술이 필요하다. 수술에는 여러 방법이 있다. 그 중 하나가 내시경 수술이다. 내시경 수술을 하면 환자 경과가 굉장히 좋아진다. 회복이 빠르고, 고령 환자나 기저 질환이 있는 환자도 부담 없이 척추 수술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내시경 수술은 어떻게 진행되나?


크게 양방향과 단방향으로 나뉜다. 구멍을 두 개 뚫어 내시경 기구와 수술 도구를 하나씩 삽입하면 양방향, 구멍을 하나만 뚫고 내시경을 이용해 병변을 직접 제거하면 단방향이다. 단방향 척추 내시경 수술은 또다시 옆구리를 통해 병변에 접근하는 PELD 수술과 환자의 몸 뒤편에서 수직 방향으로 병변에 접근하는 PSLD 수술로 나뉜다. 양방향 척추 내시경 수술도 PSLD 수술처럼 환자의 몸 뒤쪽에서 수직으로 접근한다."

-수술 시 주의사항은?

"환자 상태에 따라 맞춤형 수술을 해야 한다. 디스크만 있는 환자는 단방향 수술이 적합하지만, 협착증이 동반된 경우라면 양방향 수술을 하는 게 더 유리하다. 한 가지 방식만 고집하기보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맞춤형으로 선택할 필요가 있다. 안산고든병원은 모든 종류의 내시경 수술이 가능하다. 7000례 이상 수술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향후 척추 수술 트렌드를 전망한다면?

"절개 없는 척추 수술이 보편화될 것이다. 예전엔 배를 절개해서 담낭을 제거했지만, 지금은 모두 복강경 수술로 진행한다. 척추도 마찬가지다. 절개 없이 내시경으로 병을 치료하는 시대가 이미 시작됐고, 앞으로 내시경 수술을 할 줄 모르면 외면받게 될 것이다. AI 기반 수술 내비게이션과 로봇 수술 기술의 확산도 강조하고 싶다. 관절 분야에서 로봇 수술이 대세가 된 것처럼, 척추 분야도 AI 내비게이션 기술을 활용한 정밀 수술이 보편화될 것이다. 척추 변형이나 복잡한 구조적 문제도 절개 없이 교정하는 시대가 곧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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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안산고든병원 제공
韓 척추 수술, 세계 최고 수준

-국내 척추 수술 수준이 높아졌는데?

"많이 하다 보니 잘하게 된 것이다. 한국 의료진은 하루에도 여러 건의 수술을 집도한다. 그만큼 경험이 축적돼 정밀도가 높아졌다. 한국의 척추 신경외과는 이미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고 있고, 해외 환자와 의료진이 함께 배우고자 찾는 새로운 교육의 장이 되고 있다. 실제 홍콩, 멕시코, 우즈베키스탄 등의 신경외과 의사들이 직접 안산고든병원을 찾아 수술 과정을 참관한다. 단순히 해외 의료진에게 기술을 보여주는 것을 넘어, 한국의 선진의료기술 전파를 목표로 플랫폼을 구성하고 있다. 앞으로는 환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연구와 함께 국제학술지에 공동 논문을 발표하는 등 협력을 확대할 예정이다."

-척추 수술 의료진이 갖춰야 할 역량은?

"환자의 두려움과 아픔을 덜어주는 것이야말로 의술의 본질이다. 환자의 아픈 몸과 마음을 격려하고 공감해야 한다. 아무리 수술 기술이 발전해도 환자에 대한 공감이 빠지면 의미가 없다. 그 과정에서 생긴 신뢰를 바탕으로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

-어떤 치료 철학을 갖고 진료에 임하나?

"내 가족에게 권할 수 있는 치료인지 아닌지 항상 생각한다. 수술뿐 아니라 비수술적인 치료 방법까지 고려해 환자에게 최적의 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수술은 최후의 선택으로, 치료 과정에서 환자 스스로 '이제는 수술이 필요하구나'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단순히 수술을 잘하는 의사를 넘어, 한국 의료가 세계로 나아가는 데 기여할 수 있는 길을 여는 것이 목표다. 한국의 척추 신경외과 기술은 이미 세계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수준이다. 더 많은 나라와 환자들이 그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교육·연구·진료를 아시아 전역으로 넓히고자 한다. 현재 동남아를 비롯한 해외 여러 곳에 분점을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편의점이 어디서나 일정한 맛과 품질을 유지하듯, 안산고든병원도 전세계 어디서든 '이 병원이라면 믿을 수 있다'는 신뢰를 주고 치료하는 의료기관이 되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환자의 허리 통증을 치료해, 삶을 되찾아주는 의사가 되는 것이 목표다."

-환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척추 질환은 시간이 해결해주지 않는다. 암을 조기에 발견하면 수술을 받지 않아도 되는 것처럼, 척추 질환도 초기에 치료 받으면 수술을 받지 않고도 건강하게 잘 살 수 있다. 때문에 '참으면 낫겠지'라는 생각은 하지 말아야 한다. 통증을 느끼거나 일상 속 불편함을 느끼면 빨리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고, 상태에 맞는 치료를 받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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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주민 안산고든병원 대표원장
"척추 수술 편견 버려야… 수술 후 관리 중요해"

허리 디스크, 척추관협착증 등 척추 질환은 수술에 대한 불안감으로 치료를 미루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 시기는 척추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만큼, 경험이 풍부한 척추 전문의와의 충분한 상담 후 필요에 따라 수술 여부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 황주민 안산고든병원 대표원장은 "비수술적 치료가 효과적이지 않다면, 불필요한 치료를 지속하기보다 적절한 시점에서 수술을 고려하는 것이 환자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 가장 좋은 선택이다"고 말했다.

척추 질환은 치료가 늦어지면 신경 손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참으면 낫겠지'라는 생각으로 치료 시기를 놓치기보다는, 통증이 느껴질 때 신속하게 병원을 찾는 걸 권한다. 황 대표원장은 "의료 기술이 발전하면서 수술 후 통증과 회복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며 "최소 침습 수술을 진행하면 수술 중 출혈을 줄이고 회복 속도를 앞당길 수 있다"고 말했다.


효과적이고 안전한 치료를 위해서는 환자의 몸 상태를 고려한 맞춤형 수술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디스크만 있는 환자는 단방향 수술이 적합하지만, 협착증이 동반된 경우라면 양방향 수술을 하는 게 더 유리하다.

수술 후 관리도 중요하다. 수술 후 통증이 줄었다고 해서 방심하면 안 된다. 척추에 다시 부담이 가해지지 않도록 오래 앉아 있는 습관을 피해야 한다. 올바르게 앉는 것도 중요하다. 등받이에 등을 붙이고 허리를 세워 앉으면 척추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척추 건강에 좋은 운동 또한 병행할 필요가 있다. 걷기, 자전거 타기, 수영은 척추 주변 근육의 힘을 키우고 관절 유연성을 높이는 대표적인 운동이다. 황주민 대표원장은 "수술 후 허리 보호대를 착용한 채로 강도를 낮춰서 천천히 운동해야 한다"며 "전문가의 도움을 받고 정확한 자세로 운동하는 걸 권장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