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혈관질환 시술
평소와 다른 두통 느끼면 바로 검진을
코일 색전술, 회복 빠르고 절개 부담 낮아
지역 거점 병원서도 안전하게 시술 가능
참조은병원, 전문의가 치료 全 과정 전담

일교차 클수록 뇌졸중 위험 높아
뇌졸중은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져 뇌 손상이 발생해 신체·정신장애가 나타나는 질환을 말한다. 크게 뇌혈관이 막혀 뇌경색으로 이어지는 '허혈성 뇌졸중'과 뇌혈관이 터져 뇌출혈로 이어지는 '출혈성 뇌졸중'으로 나뉜다.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등 성인병 인자들이 뇌졸중 발병 위험을 높이며, 일교차가 심한 환절기나 겨울철에 많이 발생한다. 특히 따뜻한 곳에 있다가 갑자기 차가운 곳으로 나가면서 온도 변화가 심해지면 뇌졸중 위험이 커질 수 있고,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도 뇌졸중 위험이 1.2~1.5배 정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뇌졸중 환자는 ▲얼굴 한 쪽이 처지거나 입꼬리가 안 올라가는 증상 ▲한 쪽 팔이 갑자기 떨어지는 증상 ▲말하는 게 어눌해지는 증상 등을 보인다. 이 같은 문제가 생기면 119를 불러 최대한 빨리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 참조은병원 신경외과 최대한 교수는 "어지러움·복시를 느끼거나, 중심을 못 잡거나 걸음걸이가 이상해지면서 어지러움이 동반돼도 뇌경색일 수 있으니 빠르게 병원을 방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경동맥 협착증·뇌동맥류, 뇌졸중으로 이어져
뇌졸중도 사전에 위험을 감지하고 예방할 수 있다. 특히 검진을 통해 '경동맥 협착증'이나 '뇌동맥류'를 조기에 발견·치료하면 뇌졸중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경동맥 협착증은 경동맥이 좁아진 상태로, 자세를 바꿀 때 어지러움을 느끼거나, 편마비·말 어눌함·시야 장애 등 '일과성 허혈 발작' 증상이 나타났다 24시간 안에 회복된다면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뇌동맥류는 뇌동맥의 약한 부분이 혈관 내로 흐르는 혈류의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작은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상태이며, 이로 인해 뇌혈관이 터질 경우 머리에 번개가 치는 듯한 두통을 동반한 '지주막하 출혈'을 일으킨다.
경동맥 협착증은 모든 환자가 치료를 받지는 않는다. 영상 검사를 통해 70% 이상 협착이 확인되고 뇌로 가는 혈류량이 줄어들어 있을 경우 뇌경색 위험이 높다고 판단해 치료한다. 외래에서 우연히 발견하면 항혈소판제 등 약물 치료가 가능하며, 급성으로 혈관이 막혔을 경우 시술을 진행한다. 뇌동맥류의 경우 아직 약물 치료는 없으며, 발견 시 크기·형태·위치·파열 위험 등을 고려해 시술을 시행할 수 있다.
비절제 시술 증가… 환자들도 선호
경동맥 협착증의 경우 내막 절제술과 스텐트 삽입술을 통해 치료 가능하다. 경동맥 내막 절제술은 스텐트 삽입술 대비 직접적인 효과가 높을 수 있으나, 합병증 위험이 있고 결과가 100% 좋지는 않기 때문에 대부분 스텐트 삽입술을 시행한다.
뇌동맥류 시술에는 결찰술, 코일 색전술, 혈류전환 스텐트 시술 등이 있다. 클립 결찰술은 낮은 재발률이 장점이며, 코일 색전술은 시술 시간과 입원 기간이 짧고 회복이 빠르다는 이점이 있다. 재발률을 고려한다면 절제술을 더 선호할 수 있으나, 최근 시술은 비침습적 시술로 많이 이뤄지는 추세다. 재발률보다는 재파열률이 중요해서다. 뇌동맥류 재발 시 다시 시술을 진행하면 뇌졸중 위험을 낮출 수 있지만, 재파열이 발생할 경우 70% 이상이 사망하기 때문에 시술을 통해 뇌동맥류가 다시 터지는 것을 막는 것이 더 중요하다. 절제술·비침습적 시술 모두 재파열률에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다.
환자 입장에서도 개두술을 두 번 이상 받는 것은 부담스러울 수 있다. 이용재 센터장은 "개두술의 경우 한 번 머리를 열고 닫으면 재수술을 위해 다시 열었을 때 유착이 생겨 뇌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며 "반면 코일 색전술은 접근이 힘든 영역도 잘 도달할 수 있고, 후방 순환 혈관이나 뇌 주름 사이 깊이 있는 혈관에도 뇌 손상 없이 접근할 수 있어 환자들도 선호하는 편이다"고 말했다.
물론 모든 환자가 비침습적 시술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코일 색전술의 경우 주요 혈관이 동맥류와 직접 연결되어 있는 환자는 시술 시 정상 혈관까지 막아버릴 위험이 있어 진행이 어렵다. 이때는 정상 혈관을 보존하면서 동맥류만 결찰할 수 있는 클립 결찰술이 권장된다.
시술 후 관리 중요… 지역 거점 병원서도 치료
시술 후 퇴원까지의 과정도 중요하다. 적절한 관리는 예후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추적 관찰 역시 필수다. 주로 1년 주기로 검사를 진행하며, 4년 후부터는 2년에 한 번, 3년에 한 번 정도로 기간을 늘린다. 시술이 약물을 완전 대체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항혈소판제 등 약물치료를 지속해야 하며, 금연·금주·운동도 필요하다.
최근에는 일부 2차 의료기관급 지역 거점 병원에서도 중환자실과 협진의 수준이 높아지면서 경동맥 협착증·뇌동맥류 시술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응급 진료 수용이 어렵거나 전공의가 대응하는 경우가 있지만, 지역 거점 병원에서는 대부분 전문의로 구성된 의료진이 검사·진단·치료까지 모두 전담한다. 실제 지역 거점병원에서 최종 치료까지 가능한 시대가 되면서,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발병률이 증가하고 사망률과 이환율은 점차 낮아지고 있다.
최대한 교수는 "지역 병원은 응급 환자를 수용하기가 좀 더 수월한 편이다"며 "전문의가 24시간 대기하면서 대응이 가능하고, 응급 진료 또한 대부분 수용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