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토픽]

이미지
얼굴 문신을 지우고 정신 건강이 개선된 남성 사례가 논문을 통해 공개됐다. 문신 제거 시술 전 남성의 얼굴./사진=큐레우스
정신질환을 앓는 시절에 새긴 문신은 제거하는 것이 환자의 정신 건강과 삶의 회복에 도움을 준다는 내용의 논문이 발표됐다.

영국 글래스고 왕립병원, 캐나다 토론토대학교 정신과, 캐나다 페네탕기신 웨이포인트 정신건강센터 법의학 의료진은 논문을 통해 이를 입증하는 한 남성 환자 사례를 들었다.

환자는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있는 정신병원에 입원한 35세 남성이다. 그는 범죄를 저지르고, 살인 위협 발언을 한 혐의로 구금됐다. 그는 조현병, ADHD, 반사회적인격장애 등의 정신질환 판정을 받은 상태였다. 남성은 17세에 처음 시작해 수년에 걸쳐 몸 여러 곳에 문신을 새겼다. 그중 얼굴에 있는 눈에 띄는 문신은 감옥에 있는 중 새겼다.

의료진은 남성의 얼굴 문신은 그가 정신병 발작을 겪을 때 주로 새긴 것이라 설명했다. 남성은 “진정한 사랑이란 없고, 모든 것은 환상이며, 누구와도 함께 하고 싶지 않고, 남에게 매력적으로 보이고 싶지 않았다”며 “특히 이마에 ‘HIV 양성’ 표시를 새긴 것은 사람들에게 거부감을 주고 싶어서였다”고 말했다.

남성의 문신은 자신의 안 좋았던 과거를 끊임없이 상기시키는 촉매제로 작용했다. 각종 사회활동과 여가활동에도 방해가 됐다. 문신 때문에 헬스장 가입을 거부 당했다. 남성은 “얼굴에 문신을 새긴 이후로 사람들이 나에게 무례하고 경멸 섞인 말을 많이 했다”며 “미래가 걱정됐다”고 했다.


그는 결국 문신을 제거하기로 결심했다. 그는 자신이 문신을 제거하는 이유에 대해 짧게 요약하면, 사회적 소외감, 취업 문제, ‘HIV 양성’ 문신으로 인한 파트너 찾기 어려움이라 설명했다.

남성은 문신 제거 시술 후 자신감이 크게 향상됐다고 의료진은 보고했다. 특히 코와 얼굴에 있던 문신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것에 만족했다.

의료진은 “사람들은 다양한 시기에 각기 다른 동기로 문신을 새긴다”며 “그런데 정신 건강이 안 좋거나 질병을 겪을 때 새긴 문신은 당시를 계속 떠올리게 해 회복과 재활에 방해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더불어 “만성적이고 심각한 정신 건강 문제를 앓은 사람들은 문신 제거 비용을 감당할 여력이 부족할 수 있다”며 “특히 법의학적 장기 정신과 치료 시설에 있는 환자는 문신 제거를 위한 재정적 지원을 제공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논문은 ‘큐레우스’ 저널에 지난 20일 게재됐다.